K의 오른쪽 상승 획(↗)은 자산가들의 몫이었다. 코로나 위기에도 부동산 가격은 급등했고 , 증시 역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자산가들은 로또에 당첨된 듯 자산가격 상승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왼쪽 하락 획(↘)을 대표하는 건 자영업자였다. 코로나 확산 초기엔 손님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데에 그쳤지만, 나중엔 정부가 나서 영업을 금지시키거나 제한했다. 임대료나 세금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매출은 ‘0’이 아닌 ‘-(마이너스)’였다.
자발적인든 비자발적이든 자영업자들이 희생했다는 점은 사실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한해 이들을 위한 정책을 펴는 데 소극적이었다. 더욱이 그 사이에 자산을 불려나가는 이들을 보며 느끼는 박탈감은 더 커졌을 것이다.
결국 참다 못한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뛰쳐나왔다. 누군가는 삭발을 했고, 빚더미만 남은 가게의 장비를 들고 나와 때려 부수기도 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서일까. 선거가 코 앞이어서일까. 1년 동안 자영업자들을 외면했던 정치권은 이들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며 ‘손실보상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영업자들은 지금까지의 대출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겠다며 반겼다. 폐업을 생각했던 사장들도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품었다.
그런 기쁨도 잠시, 손실보상의 소급적용은 없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업주들은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정치권이 자영업자들에게 희망고문을 한 셈이다.
그동안의 자영업자 희생을 모른척하는 이번 정책은 가뜩이나 커진 양극화를 더 부추길 뿐이다. 경제회복을 위해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때다.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있는 한 코인노래연습장. 이 코인노래방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지난해 11월 폐업했다. (사진=공지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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