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시진핑 주석에 홍콩 업무보고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 강조…바이든 염두에 둔 메시지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홍콩 특별행정구의 지난해 업무보고를 1면에 비중 있게 다루는 등 홍콩이 중국의 일부분임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제정 이후 미국 등 서방 진영으로부터 '홍콩 민주주의를 탄압한다'라는 비판과 공격을 받아왔다.

28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으로부터 2020년 업무보고를 받았다. 람 장관은 화상으로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홍콩 특구의 지난해 업무현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보고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 주석은 "홍콩 보안법 제정 이후 홍콩 특구 정부가 폭력을 막고 홍콩을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면서 람 장관과 특구 정부의 직무수행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어 "홍콩이 범죄자 본토 인도 송환법 시위와 코로나19 등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았지만 질서 유지와 방역, 경제 회복 등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홍콩 보안법 제정으로 인해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홍콩 관리들을 위로했다.

시 주석은 또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에 관한 것이자 홍콩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에 관련된 기본 원칙"이라며 "이 원칙을 잘 지켜나갈 때만 중앙의 특구 전면 통치권을 실현할 수 있고 질서를 수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가 통상적인 업무보고 기사를 1면에 배치한 것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가 홍콩 문제를 재차 문제 삼을 수 있다고 판단, 홍콩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라는 것이다.

탕페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회 위원은 "시 주석의 발언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기본적인 생각이 담겨 있다"면서 "이는 미국 등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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