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근로자 510만명 중 절반이 고용보험 신고 않아
취약계층 구직 건수 줄고 구직 시간은 더 길어
고용보험 미가입률, 퀵서비스 95%·음식배달원 9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는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종로2가 음식점 거리에서 한 주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휴업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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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고용보험을 받을 수 있는데도 제대로 못 받는 자영업자와 특수근로형태종사자(특고), 일용근로자 등이 468만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일용근로자들은 여러 사업체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하는 사업체 전체의 합산소득에 따라 고용보험료를 부과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8일 오후 충북 음성군 본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고용위기 대응과 정책과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진희 인력수급전망팀장은 '행정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한 고용보험 사각지대 발굴 및 분석' 발표를 통해 고용보험의 실태를 전했다. 고용노동행정 데이터베이스, 국세청·통계청 자료 등을 연계해 추정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는 자영업자·특고 343만명, 일용근로자 약 125만명 등 총 48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비(非)농업 자영업자 중 고용보험(최소 적용 보수 70만원)에 가입시킬 수 있는 이는 329만명으로 추정됐다.
특고·프리랜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신청자 57만3140명 중 68.2%(39만692명)은 고용보험(소득기준 70만원 적용)에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사업자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신청자 108만2581명 중에선 57.2%(61만9679명)는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청을 하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일용근로자 510만3000명 중 고용보험 신고를 하지 않은 이가 전체의 53.8%(274만4000명)나 됐다.
최소 적용 보수가 70만원 이상인 이들은 230만명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53.8%인 약 125만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사업체에서 간헐적·초단기적으로 일을 하는 특징 때문에 유독 일용직에서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폭넓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전국민고용보험제도가 성공적으로 이행되려면 무엇보다 모든 취업자의 소득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며 "법과 행정절차 등을 개선해 단계적으로 소득 파악을 확대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시간 근로자와 플랫폼 노동자 등 여러 일자리에서 일하는 이들이 많다"며 "고용 형태를 유연화해 이들이 일하는 사업체 전체의 합산소득에 따라 고용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취약계층 워크넷 신규구직건수 추이 및 비중.(자료=한국고용정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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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에선 코로나19가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과 플랫폼노동자의 근로실태 등이 소개되기도 했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3월 워크넷 구직자 중 취약계층 비중이 21.2%에 그쳤다. 2015년 이후 최저였다.
취약계층의 전년 대비 구직 건수는 3월 -2.4%, 5월 -1%로 감소세였지만 비 취약계층은 오히려 증가했다. 구직 등록 후 3개월 이내 취업 평균 소요시간은 지난해 3월 기준 전년 대비 2.5일 늘어난 37.3일이었다.
한 도시의 음식배달원·대리운전 기사·퀵서비스 종사원·가사도우미·클라우드 노동(웹기반) 플랫폼노동자 624명을 조사해보니 코로나19 이후 가사도우미의 월 평균 수입은 107만원으로 코로나 발생 전 142만원보다 24.6% 감소했다.
고용보험 미가입률은 퀵서비스 종사원 95%, 음식배달원 93%, 대리운전 기사 83%, 가사도우미 64%, 클라우드 노동 48% 등이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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