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검토키로 한데 대해 이 사건관련자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 실장이 선거법을 어기도록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 시장의 선거공약 개발을 도와주면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국민의힘 의원)의 핵심공약인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조사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발표시점을 늦추는데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산재모병원 예타 기각발표는 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둔 2018년 5월이어서 기각조치가 송 전 시장이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송 시장은 27일 오후 시청기자실을 방문해한 자리에서 “2017년 10월 당시 공공의료정책을 담당하던 이진석 당시 사회정책비서관을 만난 적이 있지만, 산재모병원 예타를 기각하거나 발표시기를 연장해 기각토록 요청한 적이 절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산재모병원의 비용 대비 편익값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편익값이 너무 적게 반영됐고, 유니스트가 추진중인 신약개발 등에 의한 편익효과 등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간의 오해 처럼 예타를 기각하되 시기를 연기해 (내가 선거에서 유리하도록) 기각해 달라는 것은 결코 하지 않았다”면서 “기각하지 말고 다른 자료를 더 많이 반영해 산재모병원이 설립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송 시장은 “당시 이 실장은 (나의) 설명을 경청했지만, 산재모병원 예타 기각과 관련해 어떤 결정적인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선거캠프를 운영하던 2016년쯤 캠프에서 이 실장을 만났고, 그의 고향이 울산이어서 친분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송 시장은 이날 자신의 입장을 입증하듯 2019년 12월30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송병기 전 울산시경제부시장의 법원 영장실질심사 당시 제출한 진술서를 공개했다.
송 시장은 또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민주당 의원)에게 김 전 시장의 비리의혹을 수사토록 요청했다는 의혹도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2017년 9월 황 전 청장을 처음 만났을때 검경 수사권 조정 또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관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면서 “(나는) 경찰이 수사의 공정성 확보와 인권보장, 수사기법 개발 같은 보완대책이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게 전부다”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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