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진술만으로 기소…법인계좌로 돈 받고 세금도 납부"
영장심사 출석하는 윤갑근 |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라임 펀드' 판매 재개를 위해 우리은행에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 전 고검장 측은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회 공판기일에서 "사실관계와 법리적 측면 모두에서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피고인이 메트로폴리탄의 자문료 명목으로 2억2천만원을 받았음에도, 계약 당사자인 메트로폴리탄 측을 조사하지 않고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진술만으로 기소했다"며 "이 전 사장의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고, 신빙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7월 이 전 부사장과 메트로폴리탄그룹 김모 회장으로부터 "우리은행장을 만나 펀드를 재판매하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법무법인 계좌로 2억2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됐다.
변호인은 "메트로폴리탄의 법률자문 용역을 수임한 뒤 회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 전 부사장을 만난 것"이라며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우리은행장이 약속을 어겼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은행장을 만나 라임 펀드 재판매를 요청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윤 전 고검장 측은 2019년 7월 2차례에 걸쳐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펀드를 재판매해달라는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당시 만남에서는 여름 휴가나 피고인의 국회의원 선거 출마 등의 대화가 주로 오갔다"며 "'재판매 불허는 응당한 사유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는 정도의 얘기를 전했을 뿐 재판매 요청 문건 등을 전달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자문계약서를 사후에 형식적으로 작성했다고 했지만, 계약서의 내용과 체결 과정 등을 보면 정상적인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선의 대가를 법인계좌를 통해 투명하게 입금받고, 세금납부까지 진행한 것도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고검장 측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싶다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앞서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옥중 입장문에서 "라임펀드 청탁 건으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고, 우리은행 행장·부행장 등에도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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