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도착해 버스 오르는 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현장조사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WHO 조사팀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우한 토박이 장하이 씨는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당국이 그간 자신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고 주장하면서 "WHO 전문가들은 거짓말을 퍼뜨리는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장씨의 아버지는 작년 1월 골절상을 당해 우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보름 만인 2월 1일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장씨는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은폐한 우한 당국을 고소하고 관련 관리들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그가 제기한 소송은 기각됐다. 그는 당국으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광둥성 선전(深圳)에 거주하고 있는 장씨는 당국에 책임을 묻기 위해 중국 전역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의 모임을 꾸려왔다.
장씨는 "우리는 그간 진실을 찾는 데 전념해왔다"면서 "이건 형사범죄다. WHO가 이러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중국에 온 게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국이 우한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쉬쉬하고 있다면서, WHO마저 중국의 거짓말에 놀아나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SCMP는 그간 많은 이들이 우한 당국의 코로나19 늑장 대응과 부실 대응에 분노해 소송을 제기하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당국으로부터 침묵하라는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당국에 수시로 불려가 조사를 받고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WHO팀이 우한에 도착한 직후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의 단체 채팅방이 폐쇄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굴지 말라"면서 "당신들이 우리의 채팅방을 삭제했지만 우리는 언론을 통해 우리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모두가 알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WHO 전문가 13명은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위해 지난해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우한을 찾았다.
이들은 2주 격리가 끝나는 이번주 후반부터 2주 동안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SCMP는 AP통신이 입수해 지난 26일 공개한 WHO 내부회의 녹음자료에 따르면, WHO팀이 공식적으로는 중국의 협조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해 불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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