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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만 힘드나’ 손실보상제 두고 형평성·재원 논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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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총리-부총리협의회서 자영업손실보상제 논의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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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손실보상제를 두고 재원과 형평성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닌데 자영업 손실만 보상해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불만은 국민 혈세를 바탕으로 한 상당한 규모의 재정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제도를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검토 없이 졸속 추진하는 모양새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세균 총리는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이 참석하는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주재한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손실보상제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정 총리는 오는 28일 목요대화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과 함께 손실보상제 법제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손실보상제 추진이 급물살을 탄 이후 특히 형평성을 두고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영업을 제한당한 자영업자의 타격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일감이 끊겨 경제적 피해를 입은 다른 계층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기업도 어려워지면서 급여생활자 중에서도 수입이 줄어든 경우가 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해 온 월급쟁이들 사이에서는 '왜 내가 낸 세금으로 자영업자를 지원해줘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부 조치로 일어난 피해를 정부가 보상하겠다는 손실보상제의 취지가 옳은 방향이라고 해도 국민을 설득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았기에 이런 불만이 쏟아진다는 분석이다.

염명배 충남대 교수는 "자영업 손실에는 어느정도 정부의 책임이 있기에 보상해주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구체적인 방안 없이 덜렁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면 국민 간 갈등은 커지고 '나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만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인데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논리 정연한 정책을 내지 않고 감성적인 부분만 따져 즉흥적으로 신중하지 못하게 정책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자영업 손실보상에는 적게는 수조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의 재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아직 손실 산정 기준과 보상 방법 등은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워 기준과 방법 등을 설정하는 것도 '첩첩산중'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네 차례의 추경과 세 차례의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으로 이미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난 상태인데 손실보상제까지 시행하면 재정건전성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재원 마련 방안도 아직은 '깜깜이' 상태다.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고 이를 한국은행이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이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해치고 국가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손실보상은 필요하지만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적자국채를 한은이 인수하면 유동성이 늘어나는데 지금도 과잉 유동성이 문제가 되고 있기에 그런 방식보다는 다른 분야 예산을 절약해 쓰는 등의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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