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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음주운전은 범죄, 무기징역도 가능한데"…대만 유학생 친구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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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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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대만 유학생 쩡이린의 친구들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음주운전자에 대한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가해자 50대 운전자에 대한 1심 공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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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음주운전을 하다 대만인 유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류일건 판사)은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2·남)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대만에 들어갈 수 없어 대만 현지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 유족 측에) 계속 사죄하고 합의하려고 하는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재판을 마치기 전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고인 측이 저를 통해 편지를 보냈지만 피해자 유족분들은 편지 읽기를 원치 않아 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여지도 없다"며 "오늘 (피해자의) 친구분들도 오셨는데, 다들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만큼 엄중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증거조사 과정에서 당시 사고 영상이 재생되자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한 기일만 더 속행하고 그때까지 (합의가) 안 되면 합의여부 상관없이 종결하겠다"며 오는 3월8일 오전 10시40분에 다음 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숨진 피해자의 지인들도 법원 앞에 모여 엄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음주운전은 사람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만들어도 상관 없다는 고의 가득한 범죄"라며 "판사님이 어떤 판결을 내리는지에 따라 제2의 윤창호, 제2의 쩡이린을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해 4월 개정된 '윤창호법'의 새 양형기준을 언급하며 "법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고 규정했으나 현실은 징역 12년이 최고형"이라며 "양형기준이 아닌 법조문대로 선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9%의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20대 대만인 여성 쩡이린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쩡이린씨는 초록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으며, A씨는 이전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횡단보도 보행 중 음주운전자의 사고로 28살 청년이 사망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 청원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측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엄정 대응과 함께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치사)를 내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 음주 치상 사고의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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