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개미는 테슬라 주가가 새해 들어 880달러(지난 8일 기준)까지 돌파하면서 최고가를 돌파하자 주식 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 2019년 말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는 1억4000만달러였는데, 약 1년 만에 보유 주식금액이 73배 급증한 것이다.
이미 테슬라 차에 올라탄 서학 개미는 미소 짓겠지만 아직도 테슬라만 쳐다보고 발만 동동 구르는 투자자가 많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말에서 지난 22일까지 약 20% 상승했지만 마음 놓고 쉽게 올라타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월가에서 아직도 꾸준히 ‘테슬라 고평가 논란’이 있는 탓이다. 전통적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 PER(주가수익비율) 등 재무지표들로 주식의 평가 가치를 정하는데 테슬라는 좋게 봐줘야 PER 100수준이고 한다. 100년을 보유해야 테슬라로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러스트= 이철원 기자 |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테슬라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은 "테슬라 가격이 올랐는데 굳이 테슬라를 욕심내기보다는 다른 알짜 해외 주식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최대 정유회사인 엑슨모빌도 좋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 주요 투자회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펀드매니저, 전문 기고자 등 100여명 중 35명이 테슬라와 아마존, 애플, 엑슨모빌, 비트코인 중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을 유망한 투자처로 가장 많이 꼽았다. 그야말로 2013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최대 기업이었던 엑슨모빌의 ‘화려한 복귀’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엑슨모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목표주가로는 지난 22일 주가(47.43달러) 대비 20.17% 높은 57달러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기가 빠르게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엑슨모빌이 수혜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석유 수급이 점차 타이트해지며 유가가 반등하고 있고,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전망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상황은 엑슨모빌의 모든 사업부가 과거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시중금리가 상승한다면 테슬라처럼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주식보다 엑슨모빌처럼 유형자산 비중이 높은 주식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테슬라의 무형자산 가치는 시총 대비 98%이지만 엑슨모빌은 9%에 불과하다. 코로나 백신 보급 후 경기가 회복되고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무형자산이 많은 테슬라 보다는 엑슨모빌과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의 주가가 더 많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쏠쏠한 배당 수익도 덤이다. 엑슨모빌의 배당수익률이 8%에 육박하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엑슨모빌이 현재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49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배럴당 55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