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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가족 삭발 "아이들 文정부 위해 희생된 거 아냐"…청와대 앞 '촛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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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진상규명 의지 표명을 요구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정부자 씨(단원고 2학년 고 이호성의 어머니), 최지영 씨(고 권순범의 어머니), 최헌국 목사, 정성욱 씨(고 정동수의 아버지), 유경근 씨(고 유예은 아버지), 윤경희 씨(고 김시연의 어머니)가 삭발에 참여했다. [사진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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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이 문재인정부에서 삭발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문재인정부를 위해서 희생된 게 아닙니다. 우리 엄마, 아빠들은 민주당 정권을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고(故) 유예은 양의 아버지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삭발식에 앞서 이렇게 말하며 울분을 토했다. 유 위원장은 "삭발 자체는 두려울 것도 없고 대단할 것도 없다. 우리가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몇일 남지 않았고 그 후가 두렵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삭발을 해서라도 우리 목소리를 전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화도 나지만 두렵고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대통령께서 곧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할 테니 (피켓팅을) 중단하고 기다려달라'고 들었다"며 "(지금은)'우리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이토록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굳이 대통령까지 나서서 얘기할 필요 있느냐'는 식이다"고 주장했다.

22일 오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식을 하며 최근 발표된 검찰 세월호 특별수사단의 수사결과를 규탄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성역없는 진상규명'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유 위원장과 윤경희 씨(고 김시연의 어머니), 정부자 씨(고 이호성의 어머니), 최지영 씨(고 권순범의 어머니), 정성욱 씨(고 정동수의 아버지), 최헌국 목사가 참여했다.

고 임경빈 군의 어머니 전인숙 씨도 "(특조단)수사 내용들이 너무 깨끗하고 깔끔하게 무혐의로 결정된 것들이 많았다"며 "문 대통령의 약속을 기다렸는데 '특수단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는 답변이었다"고 울먹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에 의해 파편화 된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는 새로운 수사를 지시하고, '청와대·정보기관·군 등이 제한없이 조사와 수사에 임하도록 지시하고 책임지겠다'고 직접 표명하고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발표된 '세월호참사 검찰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 수사 결과를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앞서 특수단은 17개 혐의 중 2건만 기소하고 고 임경빈 군 구조 방기 등 13건은 무혐의 처리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성명서를 내고 지난 특수단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세월호참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주요 의혹들에 대해서 전혀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과거 검찰의 부실수사와 세월호참사의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특수단이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대법원에서 상당 부분 유죄가 선고됐고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추가 수사는 제한적'이라고 한데 대해 "사참위의 침몰원인 조사를 무력화시키기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특수단 수사 결과를 미흡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수사 결과는 대통령의 뜻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세월호참사로 촉발된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문재인정부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의 사명을 헌신짝처럼 내버렸음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회가족들은 23일에는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진상규명 책임이 문정부에 있다"는 피켓팅을 하고, 25일부터는 저녁 청와대 앞에서 촛불 피켓팅을 한다고 예고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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