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198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국가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팬데믹의 어두운 겨울 속에 있다"면서 다음 달에 미국의 사망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설 것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그러나 "도움이 오고 있다"며 "우리의 전략은 포괄적이며 정치가 아니라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백신 접종 계획 등 취임 100일 안에 집중할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는 취임 100일까지 5000만 명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백신(1억회 분)을 접종하는 계획,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 등을 갖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 첫날인 20일 오후에 연방정부 건물과 땅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또 전국에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백신 센터 설립, 유치원부터 8학년(중학교)까지 학교 재개 등도 취임 100일 안에 집중할 사업이다.
바이든은 이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10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국제 여행자들에게 미국 여행 전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확인을 제출하도록 하는 행정명령도 포함된다. 바이든은 "앞으로 미국에 오는 모든 항공 여행객은 출발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도착 후엔 격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내 여행시에도 항공기, 열차, 버스 등 이용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시켰다.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했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미국의 철수를 중단시키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바이든은 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에 맞서기 위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의회가 통과시키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1인당 1400달러 직접 지원, 9월까지 실업급여 보완, 유급휴가 확대 등에 필요한 돈이다.
"트럼프 정부, 백신 접종 계획도 없어"...파우치, 트럼프와 바이든 차이 강조하기도
한편, 바이든과 참모들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 받는 과정에서 트럼프 정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CNN이 21일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이는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백악관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1일 현재 2440만여 명, 사망자 수는 40만6000명이 넘는 수준이다.
바이든은 또 이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전염병.알레르기연구소(NIAD) 소장을 코로나19 의료 자문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코로나 대응팀 인선을 발표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정부와 바이든 정부 대응의 차이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하이드록시클로로킨 등과 같이 명백히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을 대통령이 언급할 때 매우 불편했고, 나는 대통령의 말에 반대하는 말을 해야만 했다"며 "과학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내게) 매우 큰 해방감을 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킨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 살균제를 체내에 주입하자 등 비과학적인 주장을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쏟아내 실제 인명 피해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은 20일 취임식을 마치고 오후 대통령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이날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포함한 17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주로 전임자인 트럼프가 주도한 반이민, 반환경 정책을 폐기하는 것을 상징하는 행정명령들이었다.
바이든은 이날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정 재가입을 선언했으며, 또 트럼프 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멕시코와 국경의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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