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 및 서비스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유출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본격적인 집단소송 절차를 시작했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이루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 사건' 집단소송에 약 300명이 우선 참여한다.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의 소송 모집 페이지에서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286명이 신청을 마쳤다.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태림 측은 "우선 신청을 마감하고, 추가 모집 여부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캐터랩은 앞서 연애 분석 앱 '연애의 과학'과 '텍스트앳'으로 이용자들의 카톡 대화를 수집해 AI 챗봇 '이루다' 등을 제작했다. 카카오톡 대화를 약 100억건 수집한 다음, 이 중 1억건을 추려서 이루다의 DB로 삼은 것.
그러나 이용자들이 이루다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전화번호나 주소가 등장하는 등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샀다. 피해자 측은 100억건의 원본 카톡 DB와 1억건의 이루다 DB를 모두 증거로 보전해야 한다고 신청했다.
스캐터랩은 현재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를 받는 중이다. 조사가 끝나면 딥러닝 모델과 1억건의 이루다 DB를 파기할 예정이다. 피해자 측이 서둘러 증거 보전 신청을 낸 것은 스캐터랩이 이루다 DB를 훼손·파기할 경우 이후 피해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증거 보전 신청은 보통은 일주일 정도 안에 법원이 결정을 내린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비슷한 전례가 드문 만큼 판사가 심문 기일을 열어서 스캐터랩 입장을 들어보는 등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 측은 우선 법원을 통해 증거를 최대한 보전하고,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예정이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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