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차기 주자들이 당 대표, 광역단체장, 국무총리라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대한의 권한 행사하며 정책 차별화에 나서는 듯"
정세균 국무총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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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권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기획재정부를 향한 공개 비판에 나섰다.
정 총리는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영업제한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자영업 손실보상제'의 법제화를 기재부에 지시했다.
전날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며 우회적 반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선 "개혁 과정엔 항상 반대 세력, 저항 세력이 있지만 결국 사필귀정"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김 차관 발언에 대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 기강을 다잡는 차원의 질책인 동시에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정 총리는 지난해 4월에도 당·정·청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정한 것을 두고도 기재부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자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기재부를 향해 더 날 선 비판을 해왔다. 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언급하며 직접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는 지난해 연말 한국의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작은 것을 거론하며 홍 부총리를 향해 "전쟁 중 수술비를 아낀 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준 낮은 자린고비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광역버스 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 절반을 국고로 부담하기로 한 국토교통부와 경기도의 합의를 기재부가 뒤집고 예산을 삭감했다며 "무소불위 기재부의 나라"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경우 홍 부총리나 기재부를 향한 직접적인 비판 언급은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 확대를 놓고 당정 간 이견이 표출된 바 있다.
당시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확대하는 정부안에 대해 당은 대체로 부정적인 기류였고 이 대표도 "(시장이)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정을 시사했다.
이후 홍 부총리는 대주주 기준 강화 무산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사의가 반려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기재부 때리기'이지만 코로나19 사태 해법을 계기로 대권주자들의 정책 경쟁이 과열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지사는 1인당 10만 원의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정 총리는 자영업자 손실보상제를 집중적으로 밀고 있다. 이 대표 역시 코로나 양극화 해소라는 명분 아래 이익공유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차기 주자들이 당 대표, 광역단체장, 국무총리라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대한의 권한을 행사하며 정책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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