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조합회의 보고서…"고용시장의 구조적 인종주의 해결해야"
코로나19 '3차 봉쇄'로 한산한 런던의 금융 중심지[A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흑인, 아시아계, 그 외 소수인종(BAME·Black, Asian and Minority Ethnic) 노동자가 백인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동조합회의(TUC)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흑인, 아시아계, 소수인종 노동자의 취업률은 5.3% 떨어진 반면, 백인 노동자들의 취업률은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숙박, 외식, 도소매 분야를 중심으로 일자리 해고도 늘면서 산업 분야별 BAME 노동자의 수는 숙박·외식 분야에서 23% 급감했지만 백인 노동자는 13% 줄었다. 예술·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종사하는 흑인 여성의 숫자도 5분의 2 감소했다.
지난달 영국 통계청(ONS)이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흑인의 27%가 재정적 목표치를 맞추기 어렵다고 답한 반면 백인 가운데서는 이런 응답률이 10%에 못 미쳤다. 이 역시 BAME 노동자의 실업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예산책임처(OBR)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에 80만여명의 노동자가 해고당했고, 실업률은 오는 4월과 6월 사이 약 7.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TUC는 BAME 노동자의 실업률은 이미 8.5%에 이르렀으며, 이는 백인 노동자의 평균 실업률(4.5%)과 전체 계층의 평균 실업률(4.9%)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프랜시스 오그래디 TUC 사무총장은 'BAME' 노동자에 대한 구조적 인종차별이 팬데믹 여파 속에서 이들의 취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자리가 사라진 모든 산업 분야에서 BAME 노동자는 더 많이 직장을 잃었다"며 "정부 각료들은 BAME 노동자를 가로막는 구조적 인종주의와 불평등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TUC는 정부에 인종별 임금 격차 발표를 의무화하고 비정규직 계약 형태인 '0시간 계약'을 금지하며 코로나19 대처에서의 평등 영향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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