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 인구 규모 따져 치안수요 적다 판단
타지역보다 아동 인구 비율 높은 세종 '아쉬움'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에 앞서 故정인 양의 명복을 빌고 있다. 2021.1.6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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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이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시도경찰청에 아동학대전담팀을 신설하기로 했으나 세종경찰청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청 소속 경찰서가 세종경찰서 한 곳뿐으로 치안 수요 대비 별도 전담반 신설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세종경찰청은 아동학대 범죄와 관련한 별도의 전담팀 신설 없이 현행 시스템을 유지한다.
아동학대 관련 업무는 현재 여성청소년계에서 담당하고 있다.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될 경우 광역수사대가 협업하는 체계로 운영 중이다.
최근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각 시도경찰청에 13세 미만 아동학대 범죄를 전담할 아동학대전담팀이 신설되고 있으나 세종은 제외된 것이다.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치안 수요가 많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는 단순히 인구 규모만을 따져 치안 수요를 예측한 것은 아동 인구비율과 출산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세종시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데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세종경찰청 전경. © 뉴스1 |
세종시 인구는 36만1098명(2020년 12월 말 기준, 외국인 포함)이다. 이 중 10세 미만 아동인구는 4만7283명으로 전체 13.28%를 차지한다.
인근 청주시와 대전시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청주시의 10세 미만 아동인구 비율은 시 전체인구의 8.78%(7만4249명), 대전은 7.82%(11만4529명)다.
세종시의 출산율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조사 시기로는 가장 최근인 통계청 발표 '2018년 출생 통계'를 보면 2017년 기준 16개 시도 가운데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1.5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세종시의 아동 인구대비 학대예방경찰관(APO)은 전국에서 가장 적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전국 아동(만0~9세) 인구 및 학대예방경찰관 현황(아동 인구 2020년 말 기준, APO 현원 2020년10월 말 기준)을 보면 세종시 APO는 고작 4명에 불과했다.
APO 1인당 1만1820명의 아동을 담당하는 셈이다. 아동 인구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전시의 APO 1인당 담당 아동 수는 6362명이다.
치안 수요가 높지 않다지만,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아동학대 의심 사례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대전세종연구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2017년에는 신고된 107건 중 64건, 2018년에는 158건 중 101건, 2019년에는 376건 중 295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204건 중 161건이 아동학대 의심사례였다.
최성은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찰청으로서도 여러 고려가 있었겠지만 세종시의 제외 결정은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구 규모를 떠나 광역시급 지위의 세종시가 갖는 특수성과 아동보호의 공공성 확대라는 면에서라도 재검토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uni1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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