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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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59)은 20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공업용 미싱을 보낸다”고 말했다. 전날 주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전직 대통령이 되면 사면 대상이 될지 모른다”고 한 발언을 비판하며 또 다른 막말을 한 것이다. 정치권이 ‘막말 싸움’을 주고받으며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준 이하의 막말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의 귀를 오염시키지 못하도록 공업용 미싱을 선물로 보낸다”고 적은 뒤 한 인터넷 쇼핑몰의 공업용 미싱 사진을 첨부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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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18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을 비판하면서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 사면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문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주 원내대표의 막말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치의 도의와 금도를 넘어선 발언이고 해서는 안 되는 말씀”이라며 “주권자인 국민을 모독하는 발언이다. 주 원내대표는 사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종민·신동근·양향자 최고위원도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다” “역대급 막말” “대통령과 정부를 협박한 것” 등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전날 SNS에서 “저주의 언어로 어찌 도탄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겠나”라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김 의원의 ‘공업용 미싱’ 발언은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주 원내대표의 ‘사명 대상’ 발언도 부적절했지만, 막말에 또 다른 막말로 대응한 것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업용 미싱은 이미 20여년 전 김홍신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언급했다가 물의를 빚고 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은 문제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잘못된 발언이라는 걸 알고도 반복했다는 것이다.
김홍신 전 의원은 1998년 5월 경기도 시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정당연설회에서 “거짓말 잘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꿰매야 한다”고 말했다가 2002년 6월 대법원에서 모욕죄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대법원은 “공업용 미싱 발언은 정치적 비판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당시 김 대통령은 개인 자격으로 김 의원을 고소했다.
경기 부천시에서 3선을 한 김경협 의원은 최근 행정안전부 장관에 발탁된 전해철 의원의 뒤를 이어 지난 8일 국회 정보위원장에 선임됐다. 대표적인 강성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으로 꼽힌다.
지난 8일 국회 정보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당선 인사를 하는 김경협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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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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