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아시아계 고객이 주문한 음료 용기에 작고 가늘게 '째진 눈'을 그려 넣었다가 1만2000유로(약 1600만원)를 배상하게 생겼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아일랜드 직장관계위원회(WRC)는 스타벅스의 더블린 탈라지구 매장에 태국계 아일랜드 고객인 수차바데 폴리 씨에게 이같이 손해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태국계 이민자인 폴리는 지난 12일 스타벅스 매장에서 말차라떼를 주문한 뒤 음료가 나오자 종이컵에 째진 눈 그림이 그려진 것을 발견했다.
주문 시 매장 직원에게 자신의 이름의 약칭을 알려줬지만, 알려준 이름 대신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할 때 쓰이는 '째진 눈' 그림이 그려져 있던 것이다. 그는 WRC에 진정을 내고 당시 모욕감과 불쾌함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해당 매장 직원이 모욕감이나 불쾌함을 주려 한 의도는 아니었다며 당시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봐도 분위기는 호의적이었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그림을 그린 브라질 출신의 여성 직원은 "고객의 생김새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웃는 얼굴을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WRC는 진정인을 시각적으로 묘사한 것이 그의 인종과 관계됐다는 점을 인정하며 "19세기 풍자만화처럼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 측은 WRC의 결정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히면서도 "우리는 어떤 차별에 대해서도 불관용의 입장을 갖고 있으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2018년 5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내 8000여 개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닫았다. 피부색과 성별에 대한 차별 방지를 위한 직원교육 때문이었다.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교육은 지난 4월 필라델피아 스타벅스 매장에서 발생한 흑인 차별 사건이 발단이 됐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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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미국 미네소타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아이샤'라는 이름을 가진 무슬림 여성이 자신의 이름이 아닌 'ISIS(이슬람국가)'라고 적힌 음료 컵을 받는 일이 있었다. 주문 당시 이 여성은 히잡을 착용하고 있었다. 2018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흑인 남성 2명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화장실 사용을 요청했다가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논란이 일자 당시 스타벅스는 미 전역 8000여개 매장의 문을 닫고 17만5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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