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이행률 낮아…바이든 취임 후 中 압박 수위 높일 듯
바이든, 금융시장 개방 등 2단계 무역합의 서두를 수도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지난해 미ㆍ중 1단계 무역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중국을 압박했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과 동시에 미ㆍ중 무역 불균형을 지렛대 삼아 중국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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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169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2958억 달러보다 7.1%(211억 달러)나 증가한 것이다.
중국의 대미 수입은 전년대비 9.8% 늘어난 1349억1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수출이 이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4518억1000만 달러를 기록, 흑자 폭이 오히려 커졌다.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2016년 2508억 달러, 2017년 2758억 달러, 2018년 3233억 달러 등 매년 증가했다. 2018년 미국의 무역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2019년 흑자 규모가 275억 달러 축소됐지만 지난해 다시 무역흑자가 늘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하고 2021년까지 2년간 공산품과 농산물, 에너지 등 미국 제품 수입을 2017년 대비 2000억달러(한화 220조4200억원) 늘린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률 공식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100% 지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중국의 미국 상품 수입액은 710억 달러(미국 수출 기준)로 약속한 금액의 57%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1분기 중국 경제가 멈추면서 1단계 무역합의 이행률이 낮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측이 이행 약속을 의도적으로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중국 측이 연말 미국산 제품의 수입 속도를 조절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무역 불균형이 다시 확대됨에 따라 차기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2단계 무역합의를 서두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관세 등 중국 압박카드는 미국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시장 개방 등을 서둘러 진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 플러스 성장을 한데 이어 올해 8%대 성장이 전망됨에 따라 바이든 정부의 압박이 더욱 거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미ㆍ중 경제 규모 격차가 축소됨에 따라 미중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등 해외 조사기관들은 중국 경제가 지속 성장, 7년 이내 중국 국내총생산(GDP)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중국 GDP는 미국의 7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무역 흑자 확대와 관련, 중국 해관총서는 마스크와 의료용 보호복, 인공호흡기, 의료용 모니터 등 코로나19 방역 물품의 수출이 급증, 중국의 무역 흑자 규모가 2016년 이후 최대라고 밝혔다.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중국의 무역 흑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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