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권 후보 1위,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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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등 여권 현안엔 몸 낮추고
재난지원금 통해 정책 선명성 강화
일각선 “책임정치 보여야” 비판도
이재명 경기도지사(57·사진)가 정국 현안에 대한 ‘선택적 거리 두기’로 여권의 대선 주자 경쟁 구도를 출렁이게 하고 있다. 연말연초 여론조사들에서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휩쓴 이면에 ‘사이다 언행’과 같은 특유의 정치 스타일이 아닌 ‘선택적 침묵’이 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개혁과 부동산 등 여권 현안에는 몸을 낮추면서도 기본소득이나 재난지원금 보편지급론 등 ‘선명성’이라는 자신의 정책 브랜드는 강화하면서다. ‘대중이 원하는 정치’라는 정치감각을 호평하는 시각도 있지만, 인기영합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여권 대선 주자로서 ‘책임정치’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사의 달라진 정치 행보는 지난해 후반부터 가시화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검찰개혁 정국과 함께 여야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대치가 삼엄했지만 이에 대한 ‘쓴소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이 지사는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주택’ 등 ‘이재명표 친서민 경제정책’에 주력했다. 정부의 부동산 실정이 부각됐을 때도 기본주택 등 경기도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내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썼다. 야당 비판에 ‘강 대 강’으로 맞서는 ‘공격 본능’도 잦아들었다.
새해 들어 대선 경쟁 후보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들고나오자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3일 “나까지 입장을 밝히는 건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당 내 사면 반대가 거세지자 “나쁜 일을 했으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 지사의 선택적 행보는 올 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여론조사(12~14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이 지사는 23%를 기록해 이 대표(10%)를 오차범위 밖으로 제쳤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17일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율이 크게 빠진 사이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꾸준히 민생정책만 강조하며 여권에 대한 비판 민심의 사정권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번주 중 경기도민 모두에게 10만원씩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보편지급론을 밀고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 내에선 그를 향한 견제와 비판도 가열되고 있다. 이 지사의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론에 대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단세포적 논쟁”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당 지도부에서도 “방역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당내에선 그의 ‘퍼주기’식 정책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지사의 지지가 확장성을 가지려면 이제는 ‘책임정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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