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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김진애 “지금은 도시전문가 출신 서울시장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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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시장 도전장 내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경향신문

서울시장 출마 선언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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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울시장 출마자 중 개발과 도시계획에 관한 한 김진애 의원(열린민주당)만 한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그는 <알쓸신잡> 등의 교양프로에 나와 도시에 대해 강의를 했다. 전 세계 도시나 서울시에 관해 낸 책만 얼추 10권이 넘는다. 1월 12일 국회에서 만나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계획 등을 들어봤다.



시장 출마 고민은 언제부터 한 건가요.


“사실 제가 1991년 회사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서울포럼이라고요. 그때부터 생각했어요. 정치권에 들어온 게 2003년경이니까, ‘서울시장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차례가 잘 안 오더라고요. 2010년 한명숙 전 총리가 도전했을 때 ‘페이스메이커가 돼드리겠다’고 했는데 제가 너무 세다며 하지 말라고 해서 그냥 캠프에서 도와드렸습니다. 박원순 시장 나올 때도 출마선언문을 다 써놨어요.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나오자마자 드롭했습니다. 항상 저는 시대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때가 시민운동가 출신 서울시장이 나오면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2011년 재보궐선거 때 말입니까.

“그렇죠. 그건 뭐냐면 이명박·오세훈 시장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했거든요. 한명숙 전 총리가 실패한 그 지점에서 사람을 강조하고 인간성과 문화·복지·도시재생, 이런 것을 강조하는 시민운동가 출신이 나오면 딱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으로 드롭했습니다. 앞에서 시대정신이라고 했는데, 이번의 시대정신이 도시전문가 출신의 서울시장이 나오면 역할을 아주 잘 발휘할 때라고 생각해 제가 나서는 것이고요. 무책임한 규제 완화나 개발만 하자가 아니라 진짜 개발, 공공성과 민간 활력이 잘 만나 진짜 개발을 추진할 때다. 균형감각이 있는 도시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제가 시대정신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쭉 이야기해도 되죠?”

네. 괜찮습니다.

“그 점에서 나중에 후보단일화 이야기가 나올 텐데 여권에서 거론되는 후보들까지 포함해 이렇게 쓰셔도 돼요. 너무 진부하고 상투적인 정치인들입니다. 아무리 4선이 되고 하더라도 솔직히 잘 모릅니다. 무엇보다 도전의식이 약해요. 그리고 시장직에 여러 번 도전하는 거 아닙니다.”

이건 박영선·우상호 후보에게 하는 말입니까.

“거기도 그렇고 주로 안철수 후보에게 하는 말입니다. 시장직에는 그 시대에 필요한 인물이 있어요. 시장직은 물론 정무직이고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이게 행정직이거든요.”

역세권 미드타운 공약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론이었던 공공개발이나 ‘개발이익환수제’에 대한 비판입니까.

“변 장관과 저는 20년간 정책도 논쟁도 많이 해온 사이입니다. 변 장관과 제가 다른 것은 이게 아마 태생이 달라서인지, 그분에게 농담했어요. 당신은 LH·SH 사장을 너무 오래 했다고. 물론 공공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그분은 지구를 지정해 토지수용까지 이야기하는데 도대체 어디를 얼마만큼 할 수 있을 것이냐, 이거는 뉴타운하고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저는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규제를 풀 때도 전제조건을 만들어 시범사업을 먼저 해야 해요. 괜찮은 모델을 만들 때까지 법제화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건 특별시장이 해야지 절대 국토부가 먼저 나서면 안 되는 거거든요. 저는 이명박 시장이 뉴타운 시범지구 4개를 지정하는 건 괜찮다고 처음엔 인정해줬습니다. 문제는 뉴타운 특별법을 만들어 그다음에 수백개를 지정했거든요.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그렇게 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생기는데, 한꺼번에 집값이 올라버리는 거예요. 투기꾼이 들어와 지역은 피폐해지고. 서울시의 11%를 뉴타운 지정을 한 것은 오세훈 시장입니다. 그 짓을 해놓고….”

이번에 또 나오려 한다?

“또 나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거를 왜 해제했냐’는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해요. 제가 있던 18대 때 뉴타운 관련해 29개 법안이 올라왔습니다. 정말 머리를 싸매서 출구법을, 주민투표를 통해 지정해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거든요. 그런 것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거죠. 미드타운은 사실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게 우리는 초고층 주상복합하고 단지에다 때려놓는 초고층 아파트, 그걸 빼놓고 그다음에 갑자기 다세대 연립, 이런 식이에요. 그 사이에 있는 그런 주택이 없어요. 그게 서울시에서 가장 큰 문제거든요.”

그 사이면 어떤 주택입니까.

“쉽게 예를 들면 프랑스 파리에 가면 10여층짜리 집들이 쫙 늘어서 있습니다. 2~3층은 다 복합이고요. 복합기능이 있어요. 길도 만들고, 공원도 있고 섞여 삽니다. 기능도 마음대로 바꿔 쓸 수 있고. 미드타운은 미국에서 나오는 건데, 뉴욕에 가면 우리나라처럼 단지형의 아파트가 아니라 길에 나 홀로 아파트가 연접해 서 있어요. 많은 경우가 복합기능입니다. 거기도 2~3층이 오피스면 위쪽은 호텔이 있는 것도 있고 식당도 있어요. 일종의 도심형 생활주택인데 거기에 대한 인센티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서울은 매력적이고 역동적이지만 조금 더 메트로폴리다운, 도시 분위기가 나는 게 많아져야 해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젊은 기자들이 좋아해요.”

그래요?

“젊은 사람은 알거든요. 차가 없어도 바로 밑에 층이나 바로 옆 건물에 들어가 일하면 너무 좋겠고, 또 길에서 산책하면 좋겠다고요. 30~40대뿐 아니라 젊은 실버층에도 굉장히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시의 어메니티를 즐기는 사람이 젊은 실버층 아니에요. 공공임대 확보를 하면 더 좋을 거고.”

오아시스 공약도 핵심 중 하나입니다. ‘10분 동네 서울’이나 돌봄 오아시스 플랫폼 이야기를 했는데, 실행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아시스 서울시대를 만들겠다는 것은 10분 동네 추진과 함께 돌봄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거예요. 10분 동네를 공원 만들고, 그런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고, 10분 안에 커버되는, 한 블록 안에 여러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산책도 하고 좀 쉴 데도 있었으면 좋겠고.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는 데 있으면 좋겠고. 이건 생활권 계획에서 당연히 해야 해요. 우리 동네 길이 주차장과 자동차 길 중심입니다. 이걸 적극적으로 바꿔야 해요. 돌봄 플랫폼 네트워크는 사실 AI도 못 하고 4차산업 혁명이 못하는 것이 사람이 해야 하는 돌봄입니다. 다시 사회조직화가 필요해요. 1000만 시민이, 애들 빼면 600만 시민이 다들 돌봄 오아시스의 일부분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꿈을 꿉니다. 이렇게 사회 재조직화가 이뤄지면 일자리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거예요. 나가서 청소하고 낙엽 줍고 그런 것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있습니까.

“농담처럼 이야기해요. 제가 단일화 최종후보가 될 가능성은 50 대 50인데,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등 경선을 통해 최종후보로 나가면 당선 가능성은 90% 이상이라고 봅니다. 연설하거나 토론하는 걸 들으면 다르다는 걸 알 거예요.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서울시를 고민했는지, 또 맥을 짚어왔는지. 정치도 해왔고 전문가이기도 하고, 그다음에 또 산전수전도 많이 겪은데다 삶에 대한 노하우가 있고, 이렇게 에너저틱하고…. 김진애가 아니면 또 어떻게 할 뻔했어요. 하하.”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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