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1.15/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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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 학대 정황으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연말 직무정지에서 복귀한 직후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에게 아동학대치사죄에서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경찰이 송치한 혐의인 아동학대치사죄로 기소한 공소장을 살인죄로 변경하겠다고 선언했다.
15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 취재에 따르면 '정인이 사건'은 윤 총장은 지난달 1일 법원의 직무정지 집행정지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직후 첫 업무로 챙긴 사건이라고 한다.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살인죄 적용이 안된 이유와 살인죄를 적용하기 위한 보완 수사 등을 지시해 나갔다. 이를 위해 범죄심리전문가 자문, 대검 형사부·과학수사부 합동 회의 등을 진행했다.
아동학대범죄의 경우 살인의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 살인죄로 인정된 판례가 없다는 점 때문에 살인죄 기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서 윤 총장은 "어린애가 저렇게 죽었는데 설령 판례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사건은 살인죄로 기소해서 법원에서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살인죄 기소 필요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는 "기소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판단해서 선례를 만들 기회도 없는 것"이라며 검찰의 책임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0월 경찰이 숨진 정인양의 양어머니 장모씨에 대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와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방임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지난해 12월 9일 장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치사죄, 남편 안모씨에 대해서는 방임 혐의와 아동학대 방조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도 피고인 구속 기간 내 프로파일링 기법의 수사를 진행하고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정인이 사망 원인에 대한 재감정을 의뢰하는 등 살인죄 적용을 검토했다.
이후 살인의 고의 여부에 대하여는 사망에 이르게 한 외력(외부적 힘)의 양태와 정도뿐 아니라, 피고인의 통합 심리분석 결과, 학대의 전체적인 경위, 사망에 이를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국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도 있었다고 봐야하고 살인에 대한 (미필적)고의가 인정된다고 결론을 냈다.
검찰은 지난 13일 열린 첫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도 당일 이 신청을 승인해 피고인은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살인죄와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은 각각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사형이 사실상 시행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법정 형량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살인죄 기본 형량으로 10~16년, 아동학대치사죄는 4~7년으로 정하고 있어 살인죄로 처벌할 경우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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