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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41년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파죽지세로 오르던 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3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은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2000선을 돌파한 2007년을 떠올리게 한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개인들의 주식투자 관심이 늘어난 시기라는 점이 그렇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당시처럼 증시가 급작스럽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2008년 전세계 증시를 뒤흔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신용 경색 조짐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1% 오른 3148.29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정초부터 3000선으로 힘차게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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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2021년도 증시 상승 주역은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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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증시를 이끌어온 주체는 단연 개인투자자들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해 46조5000억원, 올해 8조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2007년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했을 때도 외국인이 떠난 자리를 개인들이 채웠다. 당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4조700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내놓은 매물은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소화했다. 개인은 6조5000억원을, 기관은 20조7000억원을 사모았다.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이 14조원, 투자신탁이 4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자신탁은 펀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개인들이 11조원을 매수한 셈이다.
개인 순매수 외에도 △실적 개선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증가 △글로벌증시 동반상승 △대형주 강세 등도 유사하다.
2007년에는 미국(다우지수), 홍콩, 싱가폴, 캐나다, 호주 등 32개국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28.58% 상승해 주요 43개국 44개 증시 중 상승률 8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4.9%에 그치며 전년 대비 소폭 둔화됐지만 중국이 약 12%의 고성장을 이루며 한국 경제의 마중물이 돼 줬다.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주로 꼽힌 포스코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늦어도 3∼5년 사이에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거라고 희망적인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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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기지 사태 같은 시스템 위기 조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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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3000선 돌파까지는 약 13년이 걸렸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블랙홀에 빠졌기 때문이다. 리만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정점을 찍은 미국 모기지 사태여파로 코스피지수는 2008년 10월 800선까지 떨어지며 3분의 1토막이 났다.
사실 미국 모기지 사태는 급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모기지 문제는 2007년 초부터 미국 투자은행들의 부실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해 3월 미국 주택 대출시장의 큰손 뉴센추리 파이낸셜은 파산을 선언했고, 10월에는 4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메릴린치가 부실 상각으로 역사상 최대인 22억4000만달러의 분기 순손실을 발표했다.
국내 민관 경제연구소 대표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2007~2008년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전망했다.
반면 현재는 시스템 위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셰일기업들의 연쇄 부도가 글로벌 경제의 뇌관이 될까 우려됐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제로 금리 정책과 강력한 채권 매입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급감했다.
정부도 재난지원금, 실업수당 등 재정지원에 나서면서 가계 신용도 유지되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피코(FICO)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2019년 10월 706점에서 지난해 10월 711점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81%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GDP 대비 가계부채 적정 비율을 80%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가 언급되고 있지만 이는 경기 정상화의 수순이라는 점에서 위기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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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혁명 선두에 선 한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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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및 2차전지 등 4차산업혁명의 중심 기업들이 한국 증시를 버티고 있다는 점도 3000선 안착에 힘을 실어준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라는 신조어가 나올만큼 우리나라 증시는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시총 50조원으로 몸집을 불어난 종목만 9개다. 대기업들이 기존 산업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산업 개발을 노력해온 결과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새로운 혁명의 시대를 맞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대형그룹주는 연초 이후 코스피 시총 증가에 약 80%를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대기업 그룹주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각 산업을 대표하는 현금부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풍부한 현금보유는 미래 신사업 관련 M&A(인수합병)가 성사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 대형 그룹주들의 현금성 자산은 전체 코스피 상장사 현금 자산 중 68% 수준인 약 205조원으로 추산된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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