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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단계적 탄핵론 급부상…바이든 국정운영 힘 싣고 트럼프 재집권 싹 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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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 "탄핵, 블랙홀 안 돼"…바이든에 100일 시간 주자

'트럼프 지지층도 식구' 공화당은 골치…막판 여론이 좌우할 듯

여론조사서 '트럼프 탄핵' 주장 힘 받아…기업·월가서도 목소리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


[이데일리 이준기 방성훈 김보겸 기자] 오는 20일(현지시간)이면 행정부와 연방 상·하 양원 권력을 모두 장악하는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이되, 시차를 두고 진행하는 이른바 ‘단계적 탄핵론’을 들고 나왔다. 권력교체기 혼란을 최소화해 조 바이든 당선인이 추구하는 어젠다를 적극 보좌하는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통해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재도전의 싹을 송두리째 뽑아내겠다는 소위 ‘일거양득’의 노림수다. 그러나 ‘트럼프 축출’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으나 향후 재집권을 위해선 ‘트럼프 지지층’을 흡수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공화당 지도부가 방향을 틀 공산도 만만찮아 민주당의 ‘단계적 탄핵론’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단계적 탄핵…정권교체기 혼란 최소화

11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민주당의 제임스 클리번(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이르면 12일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추안 가결은) 아마 화요일에서 수요일쯤 사이에 나올 것”이라며 “이번 주에는 그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클리번 의원은 소추안 송부를 최대한 늦춰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100일쯤 뒤에 상원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첫날부터 모든 이슈가 탄핵론에 모조리 빨려 들어가는 소위 블랙홀 정국은 피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내각 인준, 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안 입법 등 막중한 과업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마저 최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내보내는 최선의 길은 내가 20일 취임하는 것”이라며 탄핵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내 대표적 중도파이자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인 조 맨친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 정부를 빨리 통합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할 일이며, 더 이상의 정치 극장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할지는 알 수 없다. 하원은 과반 의결로 소추안을 통과시킬 수 있으나 상원의 경우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만 탄핵은 완성된다. 전체 상원 100석 중 민주·공화 양당이 50석씩(상원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포함 시 민주 51석) 나눠갖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탄핵안의 핵심인 ‘반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려면 최소 67석이 필요하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축출론’이 분출하고 있긴 하나, 100일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가 지속할지는 불분명하다. 공화당으로선 트럼프 지지층 역시 껴안아야 할 자국민이라는 점에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향후 잠룡들로선 고민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데일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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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강화 땐…공화당 받아들일 수도


그럼에도, 국민 여론이 ‘트럼프 탄핵’ 쪽에 무게를 싣고, 여론을 좌지우지할 기업·월가·언론 등에서도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낸다면 공화당 역시 ‘털 것은 털고 가자’는 심산으로 단계적 퇴임론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 내 여론은 트럼프 책임론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미 ABC방송이 8~9일 진행한 여론조사(미 전역 성인 570명 대상)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56%는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20일) 전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아야 한다고 응답한 43% 중에서도 절반 가까이(45%)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이 폭력 시위를 벌인 데 대한 행동이 “잘못됐다”고 했다. 67%는 미 의회 의사당 폭력 시위에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정당 지지도 성향은 민주당 30%, 공화당 27%, 무당층 36% 등이 고루 분포했다.

자칫 트럼프 대통령 한 명 때문에 정치가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 같은 관측을 부추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의 리더격인 JP모건체이스는 이날 자사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이뤄졌던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한 모든 후원 활동을 향후 6개월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자산 기준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이어서 다른 금융회사들이 뒤따를 것인지 주목된다. 씨티그룹도 지난 8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올해 1분기 PAC를 통한 정치 후원 중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PAC를 두고, 직원들로부터 모인 돈을 선거 때마다 특정 정치인 또는 정당에 후원·기부하고 있는데, 특정 후보자에게는 최대 5000달러(약 548만원)를, 전국 당 위원회에는 매년 최대 1만5000달러(약 1647만원)를 기부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엑손모빌, 도요타 그룹 등 1만4000여개 기업을 대표하는 전미제조업협회(NAM)는 지난 6일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루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축출해달라는 읍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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