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시·도 경찰청 아동학대전담팀 신설”

‘정인이 사건’ 후속조치 발표

“학대예방경찰관 파격 우대”

경찰청·국수본 TF도 계획

[경향신문]

“정인양 학대 양부모, 살인죄로 처벌하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이 정인양을 학대한 양부모가 재판을 받게 될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처벌해달라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김창룡 경찰청장이 생후 16개월 여아가 양부모 학대로 숨진 양천 아동학대 사건(정인이 사건) 후속조치로 17개 시·도 경찰청에 13세 미만 아동학대 범죄를 전담하는 아동학대전담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에 학대예방계를 설치하는 것 외에 시·도 경찰청과도 조직개편을 협의 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찰은 각 시·도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아래에 있는 여성청소년수사계를 여성청소년수사지도계와 여성청소년수사대로 분리하고, 여성청소년수사대에 13세 미만 아동학대와 장기 실종 사건을 전담하는 아동학대전담팀을 신설한다. 14개 일선 경찰서에서 시범 운영 중인 여성청소년강력팀도 전체 1급지 경찰서(74개)로 확대해 성폭력·아동학대 사건을 전담케 한다.

경찰은 정인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학대예방경찰관(APO) 제도 내실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승진 등 파격적인 유인책을 마련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력과 성인지감수성이 높은 인력이 APO를 맡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아동학대는 국가·수사·자치경찰 모두에 해당한다”면서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감된 초대 국가수사본부장 공모에는 법조인 출신 변호사, 전직 경찰 고위 간부 등 5명이 지원했다.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이 생긴 올해 1월1일부터 열흘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종결한 사건은 2900여건으로 집계됐다. 교통사고(1150여건, 40%)와 사기(460여건, 16%) 사건이 절반 이상이다. 경찰은 올해부터 피의자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불송치 결정을 하고 검찰에 관련 기록을 송부한다. 검찰은 90일간 기록 검토 후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고, 재수사에도 부당한 부분이 고쳐지지 않으면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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