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공감 68%·비공감 30%
홍남기 "4차 지원금 논의 이르다…선별 지원이 바람직"
전문가 "1차 재난지원금 때보다는 파급 효과 덜할 것"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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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이 오늘(11일)부터 지급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벌써 4차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오자 지급 방식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주요 인사들은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주장한 반면 야당은 이를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선별 지급을 강조했다. 전문가는 4차 재난지원금이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당 인사들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기를 진작해야 할 때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원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논의에 군불을 지폈다.
이후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을 내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묵묵히 고통을 감내한 국민을 위로하는 것을 넘어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선별적 지원과 보편적 지원이 병행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지사 역시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차는 보편지원, 2차와 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이제 전 국민 보편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지난 4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1차 재난지원금처럼 과감한 재정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6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4차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감한다'는 응답이 68.1%로 집계됐다. '공감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은 30.0%, '잘 모르겠다'라는 응답은 1.9%였다.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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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당은 보궐선거를 석 달 앞둔 시점에서 4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논의하는 것은 민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표심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4인 가구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바 있다.
문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최소 10조원에 육박하는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당정은 가구당 최대 100만원씩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당시 14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었다. 이미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예비비까지 끌어다 쓴 만큼 전 국민 지원금이 현실화하면 국채 발행은 불가피하다. 반면 선별 지급의 지원금 규모는 4조원 안팎으로 재정적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이렇다 보니 야당에선 '보편 지급' 보다는 '선별 지급'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차 재난지원금 때는 코로나19 확산세와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고 소비 진작 차원에서 전 국민 지원금 지급 명분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선 피해를 입은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온택트(온라인 대면) 정책 워크숍 이후 기자들과 만나 "4월 선거를 노린 것인지, 제대로 된 재원 대책은 있는 것인지 너무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서울·부산시장 선거 90여 일 앞두고 부랴부랴 꺼내 든 것은 떠나가는 민심을 돈으로 사보겠다는 얄팍한 수이자 나라 곳간조차 선거 도구로 악용하겠다는 삐뚤어진 국정운영"이라고 비난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보편지원금 주장은 공정을 해칠 뿐 아니라 정책의 효과도 떨어진다"며 "턱없이 모자란 피해 계층에게 가야 할 지원금을 여유 계층의 부수입으로 지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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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당국 또한 보편 지급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대해 '이르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원이 필요하다면 피해 계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KBS 일요진단 '재난의 시대, 한국경제 길을 묻다'에 출연한 홍 부총리는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질문에 "4차 지원금 논의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면서 "이후 방역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 피해 및 경제 상황이 어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재원이 화수분은 아니므로 피해 계층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려면 모두 적자 국채를 찍어 조달해야 하는데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래세대에도 부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는 4차 재난지원금을 보편 지급할 경우, 보궐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재난지원금을 처음 지급했을 때보다는 파급효과가 덜할 것이다. '재탕'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또 재난지원금을 반복 지급하다 보니 국가 채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재난지원금을 무조건적으로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쪽에서 반복적으로 이런 안을 내다보니 국민들이 이를 '매표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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