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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톡]난리난 美에 신중과 자제 모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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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 비판한 서방국
- 적극적 자극 자제하는 中
- 관영 매체는 폭력 아니라, '美지도부 태도'에 초점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시위 중인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 대만 자유시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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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소요 사태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미중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섣부른 발언은 자칫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마찰 요소를 최대한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초 미 대선 이후에도 한 동안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폭력' 비판한 서방국
10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 총격으로 4명이 사망했다. 미국 의회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인 오는 20일 ‘100만 민병대행진’을 예고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사당 난입 사건 후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비판은 연이어 나왔다. 미국 상황 이튿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3분 분량 영상을 올려 “(난동은) 미국(의 모습이) 아니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힘을 믿고 미국 민주주의의 힘을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역사를 보유한 나라에서 퇴임하는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무기를 들고 합법적인 선거 결과에 맞섰다”며 “프랑스는 자신의 지도자를 선택하고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으로 자신의 운명과 삶을 결정하고자 하는 모든 미국 국민들과 굳건히 함께하겠다. 여기에 도전하는 소수의 폭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를 유감스럽게도 자인하지 않았다. 선거 결과에 대한 의심을 부추겨 이런 폭력 사태가 가능하게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충격적인 장면”이라면서 “민주적인 선거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터키 외무부,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 유럽연합(EU)의 외교수장 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등 역시 세계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미국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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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4일(현지시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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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자극 자제하는 中
반면 중국 정부는 소요 사태 발생 사흘 후인 현재까지 미국을 자극하는 적극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입장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래로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해왔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사이에서 이데올로기 장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당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치인들과 매체가 홍콩의 폭력 시위를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묘사하며 과격 시위자를 민주 영웅으로 미화했는데 미국에서 발생한 일에는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꼬는데 그쳤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자국 우선주의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던 그간 행보와는 대조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집권이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점, 바이든 차기 정권에선 관계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점, 서방국과 달리 미중은 경쟁적·마찰적 관계라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태여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미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역이용해 비난할 경우 오히려 국제적인 화살은 중국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중 관계가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흐르는 상황이므로 양극 체제에선 우호국을 늘려 세력을 확보하는 것은 핵심이다. 이미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정권 말기에 미국을 일방주의로 규정하고 자국은 다자주의 수호자로 꾸며왔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바이든 당시 후보가 당선된 뒤에도 오랫동안 축하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었다. 중국은 미 대선 이전부터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아온 터여서 더 이상 추가 논란에 휩싸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 위완리 학술위원은 “트럼프가 계속해서 선거에 시비를 거는 상황에서 이들 나라가 축하 인사를 건네면 선거에 개입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면서 “미국 언론이 바이든의 승리를 선언해도 미 대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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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중 외교부) 사진=뉴스1


■폭력 아니라, '美지도부 태도' 비난
중국 관영 매체들도 미국 의회 의사당 소요 사태를 속보로 보도하면서도 분석이나 평가보다는 사실 위주로 전달했다.

다만 극단적 애국주의 성향으로 평가되는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무너지고 글로벌 이미지가 훼손된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제도는 한때 강력했지만 이제 낡아빠졌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미국의 엘리트들은 자국의 결함을 직시하고 더는 다른 나라를 비방하고 압박하는 극단적인 충돌 방식으로 스스로의 문제를 덮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도 소요 사태 자체보다는 미국 지도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글로벌타임스는 "홍콩과 워싱턴의 공격은 반민주적이고 반법치주의라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다"면서 "미국 엘리트들은 이번 기회에 다른 입장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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