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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아이들을 지키자] ③아동학대 신고·예방교육에 관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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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계기로 아동학대에 경각심…자녀 훈육방식 반성도

전문가들 "아동학대 위험성·신고 아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

연합뉴스

정인이 추모 메시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정인이 사건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정인이 같은 아이가 또 나오지 않게 하려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을 찾아서 보게 됐어요."

경기도 수원에서 자영업을 하는 송모(55)씨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만든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 영상을 자발적으로 찾아봤다. 그는 10일 "가게를 드나드는 아이들이 많은데, 뭐라도 알아야 아이들을 볼 때 이상한 점은 없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아동학대 관련 교육에 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한 맘카페 회원은 카페에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을 모두 같이 듣자"는 글을 올리고 "어쩌면 우리 자신도 잠재적 폭력성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처벌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교육을 통해 이런 비극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적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아동학대 예방교육 영상 시청을 주변에 권하거나 자신이 시청했음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우열씨는 자신의 SNS에 아동권리보장원 아동학대 예방본부가 제작한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 영상 사진을 올리며 시청을 독려했다.

그는 "의료인은 매년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교육을 받는데 그때마다 모든 부모가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동학대는 몇명의 악마만 하는 행동이 아니고 심리적 건강이 안 좋을 때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인 만큼 어떤 행동이 학대인지 모르겠다면 영상을 시청하라"고 권했다.

연합뉴스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교육 독려 게시글
[정우열 씨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행동이 학대가 아닌지 돌아보거나 그동안의 훈육 방식을 반성하기도 한다.

11살과 8살 아이 엄마 이모(41)씨는 "아동학대 관련 영상을 찾아보니 신체적으로 아이를 때리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라 소리를 지르거나 혼자 놔두는 것도 학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평소 아이를 키우면서 내 행동은 어땠는지 돌아봤다"고 했다.

이처럼 일반 시민들이 아동학대 관련 교육을 이수하거나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실제로 아동학대 예방 효과를 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제주대 김성봉 교수가 2019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학대 관련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을 봤을 때 신고 의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보고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교육을 받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신고 의도가 4.98배 높았다"며 "교육 이수자는 비이수자보다 아동학대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 신고 의도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숙 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는 "신고 의무자에 의한 아동학대 신고율은 20%대에 불과하고 일반 시민이나 이웃 등 의무자가 아닌 이들의 신고율이 70%대에 달한다"며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학대 위험성이나 신고 필요성을 아는 것만으로도 학대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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