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남양유업, 코웨이 등 재미 톡톡..LG전자, 농심, 하이트진로 등은 역풍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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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우 기자 = 삼성·애플 특허 소송전, 골목 상권 죽이는 통큰치킨 논란, 선정적인 베네통 광고.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는 노이즈 마케팅이다. 노이즈 마케팅은 최근 들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마케팅 기법이다. 문제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단기간에 저비용을 들여 고효율의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경우 제품과 기업의 신뢰성 상실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노이즈 마케팅은 상품의 품질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각종 이슈를 요란스럽게 치장해 구설수에 오르도록 하거나 화젯거리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현혹시켜 판매를 늘리는 마케팅 기법을 뜻한다.
현재 상당수 기업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큰 이슈를 만들어 마케팅에 성공을 하는 곳도 있지만 간혹 반대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더욱이 기존에 성공했던 방식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펼친다고 해도 항상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전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가장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 만약 이것이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일 경우 완벽한 성공 사례다.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특허권 소송을 벌이며 주기적으로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 두 회사의 분쟁 소식은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삼성과 애플로 집중시켰고 두 회사는 이 시장의 이익의 90%가량을 과점하게 됐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도 대표적인 노이즈 마케팅 성공 사례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고객유치 목적으로 시중 치킨 가격의 절반 가격으로 통큰치킨을 판매했다. 얼마 후 너무 싼 통큰치킨 가격에 영세 상인들은 죽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이 같은 논란은 언론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통큰치킨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 통큰치킨 조기품절 사태가 발생했다. 더불어 통큰치킨을 구매하려고 롯데마트를 찾은 고객들로 롯데마트 수익률도 증가했다.
국내커피믹스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남양유업이 카세인나트륨을 활용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한국네슬레를 누르고 단시간에 국내커피믹스시장의 2인자로 등극했다. 남양유업은 당시 ‘합성품인 카세인나트륨 대신 진짜 무지방 우유를 넣은 제품’이라고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 동서식품이 “잘못된 광고로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남양유업을 비판했지만 질주를 막기엔 무리였다.
웅진코웨이의 ‘명가녀 동영상’을 활용한 노이즈 마케팅도 성공 사례다. 명가녀 동영상은 젊은 여성이 명품 가방을 가위로 잘라 믹서기에 넣고 갈아버린 후, 다시 반찬통에 넣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나중에 음식물처리기계인 클리베를 선전하기 위한 동영상이었다는 게 밝혀졌음에도 기업에 대한 질책보다 매출량 증가로 이어졌다.
베네통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노이즈 마케팅 성공 사례다. 베네통은 의류 등을 만드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캠페인 형식의 지면 광고를 냈다. 이 광고에는 수녀와 신부의 키스, 형형색색의 콘돔, 기름을 잔뜩 뒤집어쓴 오리 등 사회적으로 논란을 야기할 수 있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베네통의 이 같은 광고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결국 베네통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올려줬다.
청바지 브랜드 디젤은 베네통과 비슷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성공했다. 캠페인성 광고를 통해 성공한 것. 디젤의 광고에는 인종차별과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 주류문화 등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결국 이 광고를 통해 젊은 소비층의 지지를 얻어냈고 점차 소비층을 늘려 갔다.
노이즈 마케팅이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LG전자 플래트론 와이드 LCD모니터의 경우가 실패한 노이즈 마케팅이다. LG전자는 플래트론 와이드 LCD모니터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낸시랭 실종 사건을 가상 연출했다. 8주간의 기간 동안 매주 소재를 변경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추리 진행을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이벤트로 밝혀지자, 실제 낸시랭이 실종된 것으로 착각했던 사람들이 LG전자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한 매출 극대화의 목표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소변녀 동영상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 역시 실패 사례다. 지하철 소변녀 동영상에는 여성이 지하철 안에서 옷을 입은 채 소변을 보고, 이어 샤워용품을 꺼내 샤워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동영상은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하지만 동영상 자체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줘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더욱이 이 동영상이 샤워용품 판매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알려짐에 따라 더 큰 비난을 받았다.
노이즈 마케팅의 실패로 농심의 신라면 블랙이 꼽히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을 고급형 라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출시했다. 고급형임을 내세워 가격이 비싸다고 오히려 노이즈를 키웠다. 신라면 블랙은 기존 라면 가격보다 2배이상 비쌌다. 제품 출시 1개월 만에 100억여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비싼 값에 비해 질적인 부분이 쫓아가지 못한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매출 급감했고 끝내 판매를 중단했다.
최근 하이트진로 임직원이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을 비방한 노이즈 마케팅도 실패 사례다. 하이트진로 일부 임직원이 ‘알칼리 환원수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 전국 주점에 ‘저희 업소는 인체에 해로운 처음처럼 소주를 판매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줬다. 당시 이 같은 소문으로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판매량은 상승했다. 하지만 알칼리 환원수 유해성과 관련해 하이트진로 임직원이 허위 사실을 유보한 것이라고 세간에 알려짐에 따라 판매량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더욱이 허위사실 유포 의혹을 받은 하이트진로는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명국 안동과학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는 “최근 기업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많이 활용하는 듯하다. 이 같은 현상은 텔레비전 광고나 라디오 광고보다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이즈 마케팅이 항상 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에 상품을 알리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상품에 대해 안 좋은 평가를 내리는 순간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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