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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5세대 이동통신

화웨이서 독립한 아너, 새해 퀄컴 손잡고 5G 스마트폰 출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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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중저가 브랜드로 2013년 첫선 보인 ‘아너’
연간 7000만대 스마트폰 생산…작년 11월 화웨이 품 떠나
퀄컴·BOE와 고급 스마트폰 시장 공략 시동

조선비즈

아너가 2019년 첫선을 보인 5G 스마트폰 ‘V30’.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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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Honor)가 화웨이의 가장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가 되길 바란다. 더 나아가 화웨이를 능가하길 바란다. 미국은 기술 강국으로 우수한 기업들이 많다. 아너는 이들과 협력해야 한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

지난해 11월 화웨이 품을 떠난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가 런정페이 회장의 마지막 당부대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공세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일까. 아너가 새해 퀄컴과 손잡고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5G 스마트폰 출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너는 그간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칩 설계회사)의 ‘기린’ 칩을 받아 40만~50만원대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왔다. 퀄컴 칩 공급 소식은 미국 제재로 칩 수급이 막히고, 이에 따라 화웨이에서 분사하면서 일궈낸 외국기업과의 스마트폰 첫 협력 사례다.

중국 젊은층을 겨냥하기 위해 화웨이가 중저가 브랜드로 2013년 첫선을 보인 아너는 연간 7000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 매출의 15~17%, 전사 매출의 8~9%(2019년 기준)를 차지했다. 아너를 인수한 선전 즈신신정보기술은 지난해 9월 말 차려진 신생기업으로 선전시 등 중국 정부·자금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재로 손발이 묶인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춤한 사이 현지 샤오미·오포·비보가 이 시장을 노리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아너가 화웨이 대신 반격에 나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아너의 독립 이후 첫 데뷔작은 이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8일 중국 관영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 등 복수의 외신을 종합해보면, 아너는 퀄컴 칩을 이용해 현재 5G 스마트폰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착수한 상태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전문가를 인용해 "아너가 퀄컴 또는 대만 미디어텍 칩을 이용해 2~3개월 뒤쯤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너가 분사 이후 스마트폰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퀄컴·미디어텍 등이 플래그십용 칩을 대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사정을 잘 아는 부품업계 관계자는 "아너는 화웨이에서 분리·독립한 만큼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기업들이 미 정부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미국은 중국 기술 굴기(崛起·일어섬)의 최전선에 있는 화웨이로 가는 핵심 반도체 등 부품 수급을 차단하고 있다. 이에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17일 아너를 선전 즈신신(智信新)정보기술에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화웨이는 이날 성명에서 "스마트폰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스마트폰 사업부)은 최근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매각이 완료되면 화웨이는 아너의 의사결정, 비즈니스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매각으로 아너 관련 유통·부품업체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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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길우




다만, 아너가 그간 중저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왔고 화웨이 우산을 벗어났기 때문에 단숨에 샤오미·오포·비보를 위협할 만큼 브랜드 파워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당초 ‘P’ ‘메이트’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뿐 아니라 아너·노바 등 중가 인기 시리즈에도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용해 고급화에 나서려던 방침이었다"며 "중국 현지 패널업체인 BOE 패널을 받고 퀄컴과 협력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건 가능성이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샤오미·오포 대신 아너를 선택하는 것이 모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된 화웨이 제재로 아너가 부품을 비축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간 샤오미·오포·비보가 2021년 스마트폰 생산량 계획치를 늘리고 부품 수급에 적극적이었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아너가 부품을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트렌드포스의 최근 예상치에 따르면, 샤오미·오포·비보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각각 30~40% 수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의 연간 출하량이 4500만대 수준으로 크게 쪼그라든 데 따른 것이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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