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종가기준 3000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동학 개미들의 풍부한 자금이 증시로 끊임없이 유입되면서 두텁던 매물 벽이 깨졌고, 매도로 대응하던 기관들도 백기를 들고 주식을 늘리기 시작했다.
과열 논란은 있으나 시가총액이나 업종을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 상장사 주가가 오를 정도의 강세장이라 열기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7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7.47포인트(0.76%) 상승한 988.86으로 끝났다.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으로 3000선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시가총액도 역대 최대인 2087조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1980년 1월 4일 상장사들의 주가를 기준으로 출발했다. 당시 출발지수는 100으로 설정됐으니 30배 오르는데 꼬박 41년이 걸린 셈이다.
주요 지수대별 최초 진입시기를 보면 △500.7(1987년 8월19일) △1003.3(1989년3월31일) △1501.0(2007년4월9일) △2004.2(2007년7월25일) △2501.9(2017년10월30일) △3031.68(2021년1월7일) 등이다.
이로써 한국증시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폭락했던 G20(주요20개국) 증시 가운데 가장 회복속도가 빠른 나라가 됐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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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3월19일 1457선까지 하락한 후 빠르게 회복, 2020년 증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며 "2020년 11월24일 이후 현재까지 상승률은 16.5%로 세계1위"라고 설명했다.
2위 터키 14.5%, 3위 러시아 14.3% 4위 브라질 12.3%, 5위 인도 9.3% 등을 크게 상회했고 독일, 미국, 중국 등은 4~5%대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한 것은 11월 이후인데 바이오·언택트 업종에 비해 상대적 약세를 보여온 전기전자· 운수장비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화학 등의 상승세가 무섭게 시작됐다.
D램 가격상승으로 2021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올 수 있다는 전망과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2차 전지, 전기차(EV) 등의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 기폭제가 됐다.
이번 강세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컸다는 평가다.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발 재정위기 등 대형위기 때 마다 주식을 팔고 뒤늦게 샀던 개인들은 이번 코로나 위기에선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소화하며 뛰어난 수익률을 올리는 반전을 보였다.
개인은 매 연말마다 순매도로 일관하던 과거 행태와는 달리 12월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3조6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상최고치 경신 후에도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으로 전년대비 5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주목할 것은 개인들의 투자방식 변화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처음으로 돌파한 2007년도 개인들의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된 강세장이었으나, 당시에는 대부분 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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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는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07년에는 조선‧해운‧철강‧화학 등 전통 제조업종이 급등하며 시장을 주도했다는 점도 비교되는 부분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두 시기가 비슷한데, 2021년 수치가 다소 높다. 일단 주가수익비율(PER)은 13.9배→14.7배(2007년, 2021년 순)이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뜻하는 자본화율은 106%→128%로 커졌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73배에서 1.19배로 다소 낮아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 3000선 돌파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반한 수출증가와 국내기업의 실적개선 등 우리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며 "다만 글로벌 증시 전반의 역사적 고평가 도달과 인플레이션 우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은 여전히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준환 기자 a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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