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피의자 입양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일주일 앞둔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시민들이 보낸 조화가 놓여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동 청소년 범죄 피해자를 위해 활동해온 김예원 변호사는 정치권에서 아동학대 행위자 처벌을 강화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일명 ‘정인이법’을 앞다퉈 발의하는 것에 대해 자제를 촉구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애인권법센터에서 활동 중인 김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 만드는게 장난도 아니고 개악을 걸러낼 새도 없이 이 많은 법들을 오늘 소위심사하고 이틀 뒤 본회의 통과시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멈춰달라”며 “여론잠재우기식 무더기 입법해서 현장 혼란만 극심하게 하지 말고 아동 최우선의 이익 고려해서 잘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즉시분리 매뉴얼과 관련해선 “고위험가정, 영유아, 신체상처, 의사신고사건 다 이미 즉시분리하도록 돼있는데 그 매뉴얼이 잘 작동되는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즉시분리를 기본으로 바꾸면 분리해서 가뜩이나 쉼터가 분리아동의 10%도 안 되는 상황에서 갈 데 없는 아이들 어디 보내려고 이러시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일은 어려운데 전문성 키울 새도 없이 법, 정책 마구 바꾸고 일 터지면 책임지라는데 누가 버텨내나?”라며 “조사, 권한 분산시켜 놓으니 일은 안 하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한다”며 유기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조사와 수사는 아동인권과 법률은 전문성을 훈련받은 경찰이, 피해자 지원과 사례관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내밀한 정보DB와 서류 행정처리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하게 해달라”라며 “그래서 서로 일 미루지 않고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사건 지원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변호사는 성폭력범죄와 관련해선 경찰 여성범죄특별수사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아동학대특별수사대의 신설을 제안했다.
그는 “이제 자치경찰제+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초기 역할이 훨씬 중요해진다”면서 “아동학대특별수사대를 광역청 단위로 신설해서 아동학대사건 전문성을 집중강화하고 미취학아동 사건, 2회 이상 신고사건 등 취급사건의 범위를 정해서 책임있게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나도 가해자 강력처벌에 동의하지만 법정형 하한을 올려버리면 피해자들이 너무 힘들어진다"며 "아예 기소도 안 되고 법원에서도 높은 수준의 증거가 없으면 증거가 부족하다고 무죄 나온다"고 지적하면서 법정형 하한선을 조정할 게 아니라 권고양형을 상향 조정하면 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도 즉시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즉시분리가 법에 있었고 매뉴얼도 다 있었다”면서 “현장에서 법률과 매뉴얼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소리인데, 무슨 법을 이렇게 갑자기 무더기로 막 바꾸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즉시분리를 해서 도저히 시설이 안 나오면 정작 진짜 분리돼야 하는 아동이 분리 안 돼서 또 죽을 수 있다”며 “국회의원님들 더 자세한 이야기 듣고 싶으면 국회로 나를 불러주면 내가 아는거 다 말해드릴테니 제발 진정하고 이런 식의 입법은 멈춰달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