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라 의심받는다며 오열"...정인이 사망 20일전 무슨일이

6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보내온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유기, 방임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릴 예정이다. [뉴스1]

정인양의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가 6일 양부모의 학대 사실을 알았음에도 방치했다는 의혹이 일자 5300자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인양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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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동학대 신고 한 달 뒤에야 의심

복지회에 따르면 정인양에 대한 첫 아동학대 신고는 지난해 5월 25일에 발생했다. 다음날 긴급 가정방문을 했을 때 정인양의 신체 발육 상태는 정상이었지만 몸에서 상처가 발견됐다. 양부모는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자주 넘어졌고, 평소 아토피가 있어 귀와 몸을 긁어 생긴 상처”라며 “입양 부모라서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받은 것 같아 속상하다”면서 억울해했다고 한다.

복지회는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7월 2일 2차 가정방문을 하고서야 아동학대를 의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전 사건이 경찰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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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제없다”는 양모 문자만 받아

복지회는 “지난해 9월 18일 직접 정인양을 보고 싶다고 하자 양모는 불편한 감정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양모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건강상 문제는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자메시지만을 보내왔다.

복지회는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의 안전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후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소아과 의사가 학대 소견을 밝혔다는 사실을 정인양 사망 이후에야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것이다. 복지회는 “조사 권한과 법적 권한은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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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방문 강제권 없어 어쩔 수 없었다”

정인양이 중환자실에 실려 가기 전까지 복지회의 3차 가정방문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가정방문에 대한 강제권이 없어 양부모와 조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복지회의 입장이다.

지난해 9월 23일 정인양에 대한 3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양모가 복지회에 정인양이 건강하다는 문자를 보낸 지 불과 4일 뒤였다. 당시 정인양은 체중 1kg 정도가 감량된 상태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양부모는 억울하다며 오열했다고 한다.

이후 복지회는 가정방문을 요청했으나 양부모는 10월 3일 “방송에 출연한다”며 “정인양은 이전보다 잘 먹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명절을 맞아 부모님 댁을 방문하는 중”이라고 전해왔다. 그리고 10월 13일 정인양이 사망했다. 복지회가 3차 가정방문을 하기로 양부모와 약속한 이틀 전이었다.

복지회는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입양 진행 및 사후관리 강화를 위해 입양기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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