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이 양천 아동학대 사망 사건 당시 경찰의 미흡한 조치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초기 수사 부실의 책임을 물어 서울양천경찰서장은 대기발령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양천구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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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청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숨진 정인 양의 명복을 빈다.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됐던 정인양은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다가 생후 16개월 만인 10월 13일 양천구 목동 소재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영아 사망 전 세 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를 받았으나 신고 당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종결하거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최근 한 방송에서 이 사건을 재조명하며 당시 입양기관,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등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을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합니다’ 청원은 이틀 만인 5일 저녁 기준 동의 수가 20만을 넘었다. 이날 오후 기준 약 25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이날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서울남부지검에 이화섭 양천경찰서장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김 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이날 자로 현 (이화섭) 서울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고, 후임으로 여성청소년 분야에 정통한 서울경찰청 총경을 발령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사건 담당 관계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새 양천서장은 서정순 총경이다. 서울특별시경찰청 보안2과장, 서울청 치안지도관, 전남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등을 역임했다.
김 청장은 “1·2차 신고가 있었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동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복 신고가 모니터링되도록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을 개선해 조기에 피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청장은 경찰청에 아동학대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모든 아동학대 의심 사건에 대해 학대 혐의자의 정신병력·알코올 중독과 피해 아동의 과거 진료기록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할 것,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경찰청 관련 기능이 모두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발방지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 등을 약속했다.
경찰은 신고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에 대한 징계 절차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차 신고사건 담당자 2명에게는 경고, 1차 신고사건 담당자 3명에게는 주의 처분이, 학대예방경찰관(APO) 감독책임으로 해당 여청계장에게는 경고 및 인사조치, 총괄책임으로 전현직 여청과장에게는 주의 처분이 내려졌다. 3차 신고사건을 처리했던 소속 부서 팀장 3명과 APO 2명에 대한 징계는 이달 중순 이후에 의결될 예정이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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