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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수사'를 실현하겠다며 야심차게 새해를 시작한 경찰이 '부실 수사'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경찰의 대응이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감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 의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김창룡 경찰청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을 '국민 체감 경찰 개혁'의 원년으로 삼아 확연히 달라진 경찰 모습을 국민께 보여야 한다"며 "고품격 수사로 공감·공정·인권 수사를 체질화해나가면 국민은 수사권 개혁의 혜택을 피부로 실감하며 아낌없는 박수와 신뢰를 보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 같은 선언은 무색하게 됐다. 여론에 불이 붙은 것은 16개월 영아가 양부모에 의해 사망한 '정인이 사건'이 결정적이다. 경찰은 정인이가 사망할때까지 3차례의 신고를 받았으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내사종결하거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사건처리로 인해 경찰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새해 '국민중심 책임수사'를 외친 경찰이 시작부터 난처한 모양새가 된 셈이다.
정인이 사건으로 경찰 비판 여론에 불이 붙었지만, 앞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빈손 수사' 논란에서부터 이 같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있다.
경찰은 박 전 시장 관련 수사 결과에 대해 '자세한 사망경위 확인이 어렵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그러나 다음날 서울북부지검은 한 여성단체 관계자를 통해 고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됐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이 재수사 중이다. 검찰은 경찰이 이 차관을 '봐주기 수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정인이 학대를)방치한 경찰도 결코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공수사권 국가수사본부까지 만들게 됐다고 경찰이 의기양앙할 때가 전혀 아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 경찰은 수사단계별로 공정성을 기하는 제도적 장치를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사 전반에 대한 심사제도를 마련하고, 역량 강화를 위해 '수사관 자격관리제도' 등 분야별 전문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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