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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미 UPS배달원, 고객 집앞서 혼잣말로 인종차별 욕설했다가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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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 라틴계인 것 알고 "빌어먹을 영어도 못하는…" 고스란히 녹화돼

수취인은 현직 경찰관…UPS "매우 심각한 일…즉각 해고"

연합뉴스

UPS 소포 배송차량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미국에서 글로벌 운송업체인 UPS의 한 백인 직원이 고객의 집 현관문 앞에서 혼잣말로 욕설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해고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UPS의 한 배달직원은 지난해 12월 17일 저녁에 밀워키의 한 라틴계 경찰관의 집에 소포를 배송하기 위해 왔다.

백인 남성인 이 직원은 현관문 앞에서 '배송 실패' 안내문을 붙이면서 비속어를 섞어 "지금 너는 빌어먹을 어떤 것도 받지 않았다. 너는 빌어먹을 영어를 읽고 쓰고 말할 수도 없잖아"라고 말했다.

소포 수취인의 이름이 라틴계인 것을 보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이런 혼잣말은 이 경찰관의 집 현관문 비디오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보안업체가 제공한 디지털로그에는 당시 방문했던 UPS 직원이 초인종을 누른 기록이 없었고, 이 직원이 현관문을 두드렸다는 증거도 없었다. 수취인을 불러내지도 않은 채 인종차별적인 욕설과 안내문만 남기고 돌아간 셈이다.

라틴계 경찰관의 모친인 쉬얼리 아빌레스는 전날 지역 사회복지기관에서 라틴계 인권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소포는 이미 받기로 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면서 "그러나 (알레르기 치료제인) 에피펜이나 시험에 필요한 책 같은 시간을 다투는 내용물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지적했다.

라틴계 인권단체 대표인 대릴 모린은 "누군가의 성탄절을 망치고, 혐오스러운 말을 퍼뜨리고, 고용주를 속이기 위한 매우 고의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UPS를 상대로 인종차별 방지 등의 교육을 강화하는 데 더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UPS의 선임 매니저인 매튜 오코너는 이메일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된 후 즉시 해당 가족에게 연락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공동체에서도 인종주의와 편협함, 증오를 위한 공간은 없다. 이번 일은 매우 심각한 일로 우리는 즉시 배송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밀워키에서는 2019년 11월 한 페루 출신 이민자가 인종차별적인 의도로 얼굴에 산 공격을 받아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20대 흑인 남성이 길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사건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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