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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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이 10개월간 학대를 당하다 사망한 ‘양천서 영아학대사망사건’과 관련해 관할 경찰서장과 담당 경찰관들을 파면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 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 게시 하루만인 5일 오후 24만7000여명의 동의를 받아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겼다.
청원인은 “그 행위(범죄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는 ‘경찰관 집무집행법 제6조’를 거론하며 “아동학대 신고를 수 차례 받고도 묵인하고 방조한 것. 신고의무자가 제출한 수많은 증거와 소아과 전문의의 강력한 수사 요구를 무력화시킨 것. 그 책임의 대가를 반드시 묻고 싶다”고 했다.
또 “2021년을 살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2의, 제3의 정인이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며 “그때에도 경찰과 관계 기관은 뒷짐 지고 계실 겁니까?”라고 했다.
정인양은 생후 16개월이던 지난해 10월13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당시 정인양은 췌장이 절단되는 등 주요 장기가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고,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된 상태였다.
당시 양부모들은 “소파에서 놀다 떨어졌다”며 사고사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월 입양 이후 정인양을 집 또는 자동차 안에 혼자 두는 등 유기·방임하고 지난해 6월부터는 상습적으로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인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와 진료했던 소아과 의사 등이 지난해 5월부터 아동학대를 의심해 3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관할 경찰서인 서울 양천경찰서는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고,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 처리와 관계된 경찰 12명에 대해 주의와 경고 등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경찰이 아이를 죽였다” “경찰도 정인이 살인 사건의 공범”라는 글들과 함께 담당자들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고, 접속자가 몰려 한때 홈페이지 접속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피해자(아동)의 증언 등 증거를 얻기가 쉽지 않고,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다 부모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담당 경찰관들의 어려움도 있어 전문 경찰관 양성과 제도 개선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인양의 양부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고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원도 올라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검찰은 지난달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양부 안씨를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은 오는 13일 시작된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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