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의심 신고 받고도 묵살…본인 책무 저버렸다"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양모 장모씨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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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양부모의 학대로 세상을 떠난 '정인이(입양 전 이름)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서울 양천경찰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화섭 양천서장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6일 밝혔다.
대책위는 "어린이집 교사, 의사 등 전문가로부터 정인양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를 세 차례나 받고도 묵살하는 등 본인의 책무를 저버린 직무유기"라며 "가해자 양부모를 봐주려했다는 토착비리 의혹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직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등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해태한 것으로 그 비위의 도가 중하다"며 "'정인이 학대'를 뭉갠 양천서의 최고책임자인 이화섭 서장은 공식사과와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보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장모·안모 부부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 해 10월13일 양천구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이는 사망 당일 췌장이 절단되는 심각한 복부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쇄골 등 몸 곳곳에는 골절 흔적도 있었다.
이후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해 5월, 6월, 9월 무려 세 차례나 학대의심 신고를 접수했지만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했다.
서울경찰청은 양천경찰서에 대해 감찰을 진행해 사건 처리와 관계된 경찰 12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처분을 내렸으나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다.
2차 신고사건 담당자인 팀장을 포함한 7명은 '주의' 또는 '경고' 처분을 받았다. 3차 신고 사건 처리 담당자 팀장과 학대 예방경찰관(APO) 등 5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서장은 전날(5일) <뉴스1>과 전화 통화에서 "자성 중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던 상황이라 부모와 영아를 분리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당시 현장 인력의 고충도 언급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부 안씨를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장씨 부부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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