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3020선도 넘겨 최고치
개인투자 폭발적 매수세 동력
반도체 등 기업 실적호전 영향
수급·펀더멘털 양대 기반 탄탄
버핏지수·PER 등은 과열 경고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25일 20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13년 5개월여 만이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박해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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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지수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07년 7월 2000선 돌파 이후 약 14년 만이다.
6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3000선을 돌파한 후 장중 3020선까지 넘어섰다. ▶관련기사 2·3면
이번 3000 고지 돌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랠리를 이끈 주체가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어서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 1450선까지 폭락했던 주가를 3000선까지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개인들은 지난해 60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새해 들어서도 이틀간 무려 1조7000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6일 개장 후에도 벌써 4000억원 가량 순매수세다.
이 같은 개인들의 폭발적 매수세와 함께 넘치는 시중의 돈이 증시로 몰리는 ‘머니 무브(money move)’, 그리고 반도체를 필두로 한 기업들의 실적 호전 등 3박자에 힘입어 코스피가 더 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과열에 따른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코스피 출범 이후 약 41년 만에, 2000 돌파 이후 약 14년 만에 3000시대가 열린 가운데 한국 증시의 체질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과 펀더멘털이 두 개의 기둥 역할을 하면서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것이다.
우선 320조원에 달하는 증시주변자금이 장을 받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 65조원, 신용융자잔액 20조원, 머니마켓펀드(MMF) 170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65조원 등이다. 부동산 규제 등으로 시중자금이 대거 증시로 몰리고 있고, 폭등장에서 소외됐다는 생각에 뒤늦게 뛰어드는 돈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필두로 한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로 상징되는 주도업종 전환에 따라 기존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기준이 무의미할 정도로 기업 성장 전망에 청신호가 켜져 있다.
이에 대부분 증권사들이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000 이상으로 올려 잡았고, 최대 3300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긍정론에 대해 너무 달렸다는 경계론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지표들이 숫자로 증시 가열을 경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증시과열 판단지표인 ‘버핏 지수’(국내총생산 대비 증시 시가총액 비율)로 볼 때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24.5%까지 상승했다. 버핏 지수는 일반적으로 100%가 넘으면 거품이 낀 것으로 해석한다.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 역시 과열 구간에 접어들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4.41로, 국내 증시의 장기 평균선인 10배를 훌쩍 넘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2개월간의 코스피 상승률이 30%에 달한다는 점, 최근의 비정상적인 저금리 상황 등을 고려하면 과열, 거품의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 자신감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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