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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法' 논의 구체화…부모 징계권 삭제·아동 분리 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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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소위, 민법·아동학대처벌법 9건 논의 착수…"8일 본회의 처리"

21대 국회 7개월여간 아동학대처벌법 38건…이틀새 8건 발의

뉴스1

5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입양 후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는 글이 적혀 있다. 2021.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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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16개월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회가 6일 본격적인 법안 심사에 착수했다. 아동학대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징계권 삭제와 더불어 피해아동과 가해자 분리규정 강화, 지방자치단체·수사기관 수사 및 전담공무원 등 담당자들의 수사 협조 의무화를 다룰 예정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는 이날 오전 10시 회의를 열고 민법 개정안 7건,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2건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심의가 한창이지만 이번 사건이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며 아동학대 문제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커지자 다급하게 법안 심사에 돌입했다.

특히 오래 전부터 논란이 돼 온 친권자의 징계권 삭제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제출된 정부안을 비롯해 신현영·전용기·양이원영·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여러 민법 개정안들이 이날 소위 심사 안건으로 올라왔는데, 징계권 삭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징계권은 '친권자는 그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민법 제915조에 명시된 권리다. 그간 아동학대 가해자들이 가혹한 체벌을 훈육으로 합리화하는 데 악용되면서, 시민사회에서는 아동 인권보호를 위해 이를 삭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이날 안건으로 오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민법 개정안은 징계권은 그대로 두되, 친권자와 자녀의 권리 및 의무 조항(제913조)에 '비폭력적 양육을 받을 권리'를 명시하도록 했다.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 2건이 심사에 올랐다. 고민정 의원은 Δ아동이 장기간 학대에 노출돼 신체적 피해를 입을 시 Δ전치 2주 이상의 상해를 입을 시 Δ2회 이상 현장출동·학대현장 발견 시 가해자와 피해아동을 분리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명확히 했다.

김미애 의원은 신고의무자가 아동학대를 신고할 경우 지방자치단체 또는 수사기관이 즉시 조사에 착수하도록 하고, 아동학대 행위자 또는 관계인이 전담공무원의 출석·진술 및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할 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강제력을 부여했다.

소위에 상정된 법안들은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8일 본회의에 오르게 된다. 여당 간사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뉴스1과 만나 "심사를 마치면 8일 본회의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전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다며 임시국회 내 관련법 일부를 처리하고, 추후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의 관련법 발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날 기준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아동학대처벌법은 총 38건으로, 이 중 8건이 지난 5~6일 쏟아졌다. 이들 법안에는 Δ아동학대 관련 범죄 처벌 강화(노웅래·이주환) Δ신고·보호·수사 관련 의무 및 분리규정 강화(김용판·김정재·김병욱·김성원) Δ증인 신변안전조치 도입 등이 담겼다.

그러나 정치권의 관심이 지속적인 아동학대 관련법 논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은 지난해 '천안 아동 가방감금 사건', '인천 라면형제 사건' 등에도 분노했지만 일회성에 그쳤고, 이번에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해야만 정치가 움직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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