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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거리두기 불복 확산] “우리가 죄수냐” 자영업자 ‘불복’ 잇단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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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노래방協 “18일부터 불복”

“오늘 마지막이란 절박함의 표현”

헬스장·커피점 등도 항의성 시위

호프집·PC방 업주는 헌소 제기

업종별 형평성 논란이 갈등 지펴

전문가 “불복시위 대안 마련을”

헤럴드경제

6일 오전 서울의 한 노래방 앞에 집합 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연장되자 이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노래방·호프집·PC방 등으로도 반발이 확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업 제한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더는 못 참겠다”며 ‘불복 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종간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피해를 감내한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표출되는 모습이다.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는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와 함께 6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부터 집합금지 조치에 불복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로 했다.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는 “코로나 전쟁의 최전방에서 외롭게 총알받이가 되고 있는 코인노래연습장 업주들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이라며 “코인노래연습장 업종이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한 영업 중단 기간이 가장 길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휴업권고 등을 제외해도, 강제 영업 중단을 당한 기간이 지난해 5개월을 넘는다”며 “코인노래연습장 업주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강제 집합금지를 즉각 중단하고,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손실보상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경기석 코인노래연습장협회 회장은 “오는 18일부터 문을 연다고 해서 손님을 받아 매출을 내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영업이 안 돼도 문을 여는 이유는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 협회를 통해 최소 250여개 업체가 집합 금지 불복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들 중 최초로 ‘불복 시위’ 포문을 연 한국피트니스경영자협회(KFMA)도 전국 각지에서 영업을 강행하는 ‘오픈 시위’를 지난 4일부터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지난해 12월 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이후 집합금지 대상이 돼 한 달가량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서울·경기·부산 등 주요 지역 1000여곳의 헬스장을 중심으로 오픈 시위에 참여하는 헬스장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오픈 시위에 참여하는 헬스장 중 200여 곳은 영업을 실제로 하고 있고 800여 곳은 불만 켜놓은 항의성 시위만 하고 있는 상태다. 고경호 KFMA 총괄실장은 “일단 기약 없이 오픈 시위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 정치권과 대화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도 전날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벼랑 끝에 선 실내체육 사업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죄수복을 입은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우리가 죄수냐”고 항의 시위도 벌였다. 연맹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유독 실내체육시설에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며 “형평성과 실효성을 갖춘 방역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카페 업주 1700여명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전국카페사장연합회’도 전날 정부에 방역대책 형평성에 대한 공동민원을 제기했다. 연합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카페는 죽었다’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6일부터 국회 앞 릴레이 피켓시위를 진행하는 등 집단행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합회는 방역대책 장기화에 대비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면서 “일관성, 형평성 없는 정부 규제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합회 운영진은 오는 7일에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방역조치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도 열 예정이다.

호프집·PC방 등 업주들도 전날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감염병예방법과 지방자치단체 고시는 영업중단 손실 보상에 대한 근거조항이 없어 자영업자의 재산권·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업종간 형평성 논란이 부각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학자인 오찬호 서강대 박사는 “자금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업종간 형평성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 업종이 너무 길게 피해를 감내하면서, 참을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이런 불복 시위를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지침의 형평성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면 거리두기 실효성도 덩달아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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