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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르포]“박살나고 있다”…한계봉착 자영업자들 생존기로서 집단행동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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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문 열겠다” 오픈시위에 방역당국 “학원과 방역체계 다르다”

“영업제한만 하고 보상은 없어” 헌법소원 낸 자영업자들

아시아경제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실내체육시설 종사자 생존권 보장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고위험시설 지정 철회와 영업금지 조치 근거 제시, 적극적 피해보전 등을 요구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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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이준형 기자] “태권도장, 발레학원은 되는데 왜 헬스장만 영업을 제한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매달 고정비만 1000만원 씩 나가고 이미 누적 피해액만 억대인데 정말 답답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지난해 12월 8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이 장기화되면서 헬스장으로 대표되는 실내 체육시설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5일, 영업 중단 대상인 서울 중구의 한 헬스장에서 만난 조은혁 관장은 영업제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이날 헬스장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회원은 안 받는데 항의 차원에서 불 켜고 음악도 틀어놨다”며 “대구서 안 좋은 소식도 있어 어제 오늘 항의성 오픈하는 업주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과 5일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는 전국 1000여개 회원이 항의성 오픈을 단행했고, 이중 절반은 손님을 받는 영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실내체육시설은 학원 등과 방역적으로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11월 한달 동안 헬스장, 당구장, 수영장, 에어로빅 시설 등 실내체육시설 감염 사례는 모두 7건으로 57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며 “학원 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셨는데, 실내체육시설은 밀폐된 실내에서 비말을 강하게 배출하는 특성이 있어 학원과 비교해 방역적으로 동일하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손 반장은 “태권도 학원은 돌봄 기능을 위해 동일 시간 9명으로 제한하고 아동이나 학생 대상으로만 허용하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2주간 집중 방역 성과가 나타나면 집합금지 적용보다 영업을 허용하되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의견을 구하고 현장 의견 수렴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동의하면서도 소상공인들은 다시 한 번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숙박업과 카페 등 음식점업의 타격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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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및 음식점업의 1월 경기전망지수는 28.1로 전월(53.8) 대비 절반 가까이 급락세를 보였다.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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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및 음식점업 경기전망 반토막…“여행업은 사실상 ‘박살’난 상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SBHI)는 65.0로 전월대비 7p 하락했다. 전년 동월보다는 16.3p 떨어진 수치다. SBHI는 100 이상이면 다음달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로 해석한다.


충격이 가장 큰 업종인 카페·학원 등 집합금지 업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의 1월 SBHI는 58.2로 전월(67.4)보다 9.2p 감소하며 큰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53.8→28.1)은 절반 가까이 급락세를 보였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49.5→40.3)도 전월보다 큰폭으로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정태영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무관하게 이미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부터 업 자체가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며 “작년 3월부터 예약 취소로 매출 발생이 없어져 달방으로 전환해 간신히 운영 중인데 고정비 지출을 메우려 알바를 병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동신 씨 역시 “물론 카페, 헬스장 사장님들도 힘든 상황이지만 여행업은 그 전부터 사실상 ‘박살’난 상태였다”며 “숙박업 특성상 시설 투자비용이 커 나중에 시설비라도 받고 나가려고 버티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정부에선 여행업 피해 규모가 너무 크니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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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제한만 있고 보상은 없는 코로나19 영업 제한조치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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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없는 정부의 강제 영업제한은 기본권 침해” 헌법소원 제기

거리두기에 따른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에 반발한 일부 자영업자들은 손해에 대한 보상 없는 제한 강제 조처는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섰다.


5일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참여연대 등 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의 '집합제한·금지조치 고시'의 위헌 여부 판단 헌법소원 심판을 헌재에 청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역시 오는 7일 정부세종청사 앞 릴레이 시위를 예고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수진(가명) 씨는 “수입 대부분이 업장 매출에서 발생했는데, 홀 영업을 중단하고 나서는 매출이 90% 가까이 줄었다”며 “아르바이트 내보내고 혼자 나와서 하루에 10여잔도 못 팔 때가 부지기수인데 카페 업종도 공동 대응에 나서야 취식 금지 조치가 빨리 풀리지 않을까 싶어 연합회에 가입해 뜻을 모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정부 방역 조치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정부의 업종제한 조치 일괄시행 전 각 업종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업종별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영업 매뉴얼이 마련됐어야 했는데, 일반화 시켜서 진행되다보니 소상공인의 피해가 극대화됐다”며 “연말연시 매출 특수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정부가 감면이나 유예 등의 간접 지원이 아니라 임대료부터 각종 세제, 공과금 등의 납부를 한시적으로 멈추는 직접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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