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있느라 학대 몰랐다던… 정인이 양부, 방송사서 해고 ‘최고 수위 징계’

방송사 징계위 열어 만장일치로 의결 / 아동학대, 아동 유기 및 방임 혐의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한 고(故) 정인 양 입양 전 모습. SBS

입양 약 8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사망 당시 생후 16개월) 사건 관련 유기 및 방임 혐의를 받는 양부 A씨가 다니던 방송사에서 해고됐다.

그가 다니던 방송사 관계자는 지난 5일 “오늘 자로 경영직 군에 있던 A씨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사는 이날 A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최고 수위 징계인 해고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남부지검 앞에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 관련해 숨진 아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정인 양 양부모인 A씨와 그의 아내 B씨는 지난 2019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당시 생후 8개월 된 정인 양을 입양했다. 이들 가족은 EBS의 입양가족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할 정도로 정인 양을 사랑으로 돌보는 것처럼 위장했지만, 실상은 지속적인 학대와 폭력이 있었다.

이후 정인 양은 대장 파열, 췌장 절단 등 직접적 외력에 의한 장기 손상을 입고 지난해 10월13일 세 차례의 심정지 끝에 응급실에서 숨을 거뒀다. 양부모에게 입양된 지 9개월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3차례나 학대 의심 신고를 받았음에도 양부모 말만 믿고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정인 양 사망 이후 의료진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그제야 부검 후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양모인 B씨를 구속했다.

양부인 A씨는 아동학대, 아동 유기 및 방임 혐의를 받았지만 양육해야 할 또다른 자녀가 있어 불구속 기소됐다.

사건 발생 당시 A씨는 평일 낮시간대엔 주로 직장에 있느라 학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정인 양 사망 당시인 지난해 10월 알려졌지만, 최근인 지난 2일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재조명돼 공분을 다시 일으켰다.

이에 경찰은 방송 후에야 3차 신고를 담당했지만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서울 양천경찰서 경찰관 5명을 징계위에 회부했다. 또한 앞서 1·2차 신고를 맡았던 경찰관 6명에겐 주의와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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