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수사기록 입수
친딸 모임 때, 정인이만 혼자 지하 주차장에
5일 MBC 뉴스데스크는 정인이 사건 수사기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양부모가 정인이를 입양한 가장 큰 동기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보도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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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학대로 숨진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진 가운데, 수사기관은 양부모가 자신들의 '친딸'을 위해 정인이를 입양했다고 판단했다.
5일 MBC 뉴스데스크는 정인이 사건 수사기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양부모가 정인이를 입양한 가장 큰 동기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보도했다.
MBC는 양부모가 재작년 7월 정인이를 데려오며 입양기관에 냈던 '에세이' 내용과 수사기록을 입수했다.
양엄마인 장 모 씨는 "남편과 연애시절부터 입양을 계획했으며, 종교적인 믿음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적었다.
이 부부는 실제로 정인이를 돌봤던 위탁가정에도 이렇게 말했다.
정인이 위탁모는 "(양부모가) '자기 (친)딸보다 더 기도(하고), 데려가려고 준비를 기도로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엄마 장 씨를 잘 알던 주변인들의 진술은 달랐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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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 주변인은 "입양의 가장 큰 동기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실제 장씨는 친딸의 영어 공부 모임이나 가족 식사 모임 때 정인이만 혼자 어두운 지하 주차장에 두고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의 또 다른 지인은 "정인이의 눈과 귀에서 진물이 나오는데도 친딸과 함께 놀이터에 데리고 나왔다"면서 "저러려면 왜 입양을 했을까. 의문을 가졌다"고 전했다.
인터넷 맘카페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던 양엄마 장 씨는 입양을 하면서 정인이의 새이름을 두고 맘 카페에서 투표를 한 뒤 '율하'로 바꿨다.
두 살 많은 친딸의 이름과 돌림자를 맞춰 지은 이름이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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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후에도 남긴 글 대부분은 친딸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정인이에 대해서는 "얼른 커서 수준 맞게 놀아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한 이웃 주민은 "(숨진) 아기는 한 번도 못 봤다. 첫째 애만 봤고, 둘째 애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장 씨는 주변에 "(정인이에게) 정이 안 붙어서 걱정"이라고 말하고, 남편에게도 "우리가 입양을 너무 쉽게했다. 이러다 죄 받을까 무섭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친구에게 보낸 메세지에는 "율하(정인)가 진상이라 '참을 인' 백만 번 새기다가 '화병'나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풀어야 할지 찾는 중이다"라고 적었다.
수사기관은 이런 정황들을 토대로 양엄마가 입양을 결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장 씨는 친딸의 성장 과정에서 정서적인 유대 관계를 길러주기 위해 터울이 적은 여자아이를 입양하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막상 입양을 하고 보니 쉽게 정이 가지 않았다. △육아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됐고, 결국 학대하고 방임했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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