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제학회 2021]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위안이 달러 지위 넘볼까…논쟁 이어질듯"
"달러 불안정성 커지면 수출 신흥국 타격"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WB) 수석이노코미스트(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달러화 안정이 무너지면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사진=하버드대 제공)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수십년간 기축통화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달러화 패권을 흔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WB) 수석이노코미스트(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4일(현지시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세계 금융위기의 역사를 다룬 명저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로 유명한 경제 석학이다.
“흔들리는 달러, 수출 신흥국 악영향”
라인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1세기 들어 인플레이션의 하락에 따라 감소했던 주요국의 통화변동성이 코로나 19 사태를 거치면서 확대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며 “이는 달러화 변동성이 커질 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팬데믹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15일 당시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 한 달러인덱스는 102.82까지 올랐다. 다만 이날 현재 89.73으로 90선을 하회했다. 10개월이 채 안 돼 12.73% 급락한 것이다.
라인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또 “코로나19는 전세계 총생산(GDP)의 비중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차츰 넘어가는 흐름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중국의 GDP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는 곧 위안화가 달러화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쟁이라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당장 달러화를 대신할 만큼 준비통화(대외 지급을 위한 준비로서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통화로 주로 금과 달러화) 요건을 갖춘 통화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이에 대한 논쟁은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라인하트 수석은 정부부채의 급격한 증가가 달러화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달러화 안정이 무너지면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예를 들면 무역 등을 주로 달러화로 하는 신흥국들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했다.
“미 경제, 완전 회복까지 오래 걸릴 것”
라인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또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반등(rebound)과 회복(recovery)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초반 GDP, 고용률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수치에서는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인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섹터별로 보면 서비스 부문의 타격이 너무 크다”며 경제 회복은 당분간 요원하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통화정책을 동원해 소비회복을 도와야 하는데 이럴 경우 그 후유증 뻔히 보이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뜻이다.
그는 또 “세계은행에서 많이 지켜보는 것 중 하나가 팬데믹 이후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가령 화상으로 업무 혹은 교육이 어려운 가정을 위한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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