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작년 12월 세종서 자율주행 순환셔틀 운영
돈 받고 서비스할 만큼 한 단계 올랐다는 평가
아직은 정해진 경로만…사고 시 책임, 보험 등 과제
국내 자율주행 유상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12월 세종시에서 국내 첫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쏘카가 올해 상반기 중 자율주행 서비스를 내놓는다. 지난해 5월 자율주행차법 시행에 이어 11월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지구’ 지정으로 여객 유상 운송의 길이 열리면서 기존 무상 시범 운행에 국한됐던 자율주행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쏘카가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개발, 출시한 자율주행차량. /쏘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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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는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올해 상반기 제주도에서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세종시에서 국내 첫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인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두 번째 유상 서비스다. 쏘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카카오T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해당 승객을 태워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방식이다. 승객 호출에 따라 앱을 통해 자동 운행되며 안전을 위해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자율주행 전문 지식을 갖춘 드라이버가 동승한다. 쏘카는 지난해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핵심 사업이 막히며 한 차례 부침을 겪었지만 이후 차량공유와 자율주행, 중고차매매 등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다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쏘카는 제주공항부터 중문단지까지 편도 38㎞를 오가는 구간에서 미니밴(크라이슬러 퍼시피카)을 이용해 서비스한다. 최대 5명까지(캐리어 2개 포함) 태울 수 있다. 이 구간은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지구 6곳 가운데 가장 긴 구간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하는 세종시는 약 23㎞ 구간에 대해 시범 운행이 허용됐다. 카카오는 이 중 4㎞(승객 최대 2명)를 서비스하고 있다.
백승근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왼쪽 두 번째),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조수석),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첫 번째) 등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차량을 시승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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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는 자사 서비스가 "국내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는 승객 수요응답형 자율주행이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 자율주행 서비스가 통제된 교통 상황에서 정해진 인원만 태워 운행한 반면, 쏘카는 불특정 승객이 탑승하고 여러 변수가 열린 일반 도로에서 서비스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 카카오 자율주행이 세종시에서 선발한 ‘얼리 라이더’만 탑승할 수 있다는 점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쏘카는 지난해 5월 무상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이같은 방식으로 자율주행을 운영해 왔다.
쏘카 관계자는 "우리 서비스는 운행시간, 횟수, 도로의 복잡도 측면에서도 독보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쏘카에 따르면 라이드플럭스는 지난해 5월부터 제주공항에서 왕복 5㎞ 구간으로 5400회 이상 무료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제주도가 다른 지역보다 날씨 변화가 잦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데이터, 운영노하우를 쌓아왔다는 게 쏘카에서 내세우는 강점이다. 쏘카 측은 "서비스 기간 탑승객 평점이 5점 만점에 4.9점에 달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카카오는 국민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카카오T 앱과의 시너지를 이번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의 장점으로 꼽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별도 앱 설치 필요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또 지금까지 택시나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통해 배차나 승하차 지점, 경로 등을 최적으로 안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서비스하지 않는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아직 차량 대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라며 "많은 이용자가 몰렸다가 쓰지 못하면 사용성 측면에서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지 않느냐. 앞으로 공급이 충분해지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열어 놓을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와 쏘카 모두 점차 운행 지역과 이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자체 제작한 자율주행 차량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쏘카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운영 지역을 제주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도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먼저 올해 안으로 제주 전역 주요도로(왕복 400㎞)와 세종시에서도 서비스를 출시하려 하고 있다. 쏘카가 세종시까지 진출하면 앞서 자리 잡은 카카오와 한판 붙게 되는 셈이다.
김현명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스마트모빌리티 연구센터장)는 "아직 자율주행차 시장은 승객 수요에 따라 시시각각 경로가 바뀔 경우의 기술적 완성도나, 사고 등 법률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소재, 보험사의 보험 적용 범위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번에 무료에서 유상으로 확대된 것은 이제 돈 받고 서비스를 할 만큼 질적으로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리 자율주행차 기술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의의가 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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