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맘카페에서는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을 두고 양부모는 물론 16개월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관계자들의 처벌을 역시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인아 미안해''#우리가 바꿀게' 등의 해시태그를 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긴 엄마들이 직접 행동 변화에 나섰다.
5일 대법원 전자소송 시스템에 따르면 정인이 양부모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제13형사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접수된 엄벌 탄원서와 진정서 수는 이날 오전 12시 기준으로 550건을 넘어섰다.
법원 관계자는 "정인이 사건 방송이 나간 이후 더 많은 탄원서가 접수되고 있다"며 "하루에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고, 이런 추세라면 곧 1000건이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즘 맘카페에서는 정인이 양부모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제13형사부에 탄원서 및 진정서를 우편으로 보내자는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부모 마음으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진정서 쓰는 일밖에 없다" "행동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등의 글과 함께 법원에 보낸 진정서 인증샷을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하는 식이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에서는 아예 정인이 관련 진정서를 보낼 주소와 양식 등을 게시판에 공유했다. 엄마들 사이 질문이 쏟아져서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에서 공유한 글을 또 다시 여러 맘카페에서 공유하며 탄원서 및 진정서 접수를 촉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도 뜨겁다. 지난 4일 올라온 '정인아 미안해. 아동학대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관련자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란 제목의 청원에는 이틀 사이 7만2776만명이 동참했다. '정인이 양부는 양모와 공범입니다. 반드시 살인죄가 적용돼야 합니다'란 청원 글에도 5만명 가까이 동참했으며, '정인이에게 허위진단서를 내린 의사의 의사면허를 박탈해주세요'란 글에는 3만명 이상이 벌써 청원에 동참했다.
의사자격 박탈을 주장한 청원인은 "정인이는 학대로 인해 입안이 찢어졌고 이를 본 한 소아과 전문의가 경찰에 신고했다"며"그러나 가해자 부부가 00소아과의원의 의사가 내린 '구내염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16개월 정인이 입양학대사건 방조한 양천 경찰서 담당자 처벌해주세요'나 '정인이 살인범 양부모를 강력범들과 동일하게 신상 공개해주세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정인이 죽음과 관계있는 책임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같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글은 다시 맘카페를 중심으로 빠르게 공유되며 청원 참여자 수를 높이고 있다.
제도적인 허점을 드러낸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을 두고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일부 맘카페에서 정인이 양부모의 부모가 운영하는 교회에서 선처 탄원서를 넣고 있다는 소식을 공유하거나 양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일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과 다를 수 있고, 향후 또 다른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서다.
서울남부지법 관계자는 "양부모 측 부모들이 선처탄원서를 보내올 순 있겠지만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없다"며 "피고인, 변호사 등 사건 당사자가 아닌 이들이 보낸 진정서와 탄원서는 다 '기타'로 분류해 사실 누가 어디서 보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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