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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참 많이도 울었다" 정인이 사건 전한 '그알' 제작진 "앞으론 이런 일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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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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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에도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양부모의 학대 속에 짧은 생을 마감한 만 16개월 정인(입양 전 이름)양 사건을 두고 네티즌의 공분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인이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이번 (정인이) 사건이 잘 마무리되도록 끝까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를 전했다.

4일 스포츠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제작진은 “최근에 많은 제도적 개선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인이처럼 참혹하고 잔인하게 사망한 사건이 지금 현시대에, 무려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우리 사회가 정인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취재를 하며 참 많이 울었다. 제작진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함께해 주신 많은 전문가분들도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상황을 짚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이었고, 안타까웠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이어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함께 정인이를 향한 추모의 뜻을 담아 진행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것과 관련, “정인이가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랐는데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아울러 제작진은 “이 사건을 온전히 드러내 정인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는 이런 아이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지난날을 떠올린 뒤 “그것이 알고싶다가 꼭 해야 하고 또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당연히 후속 보도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재판 과정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제작진은 “이번 사건의 경우 제보자들이 본인의 신상이 양부모에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도 각오하고 정인이를 위해 연락을 줬다”며 “이런 분들의 용기와 노력에 폐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일 생후 16개월인 정인이가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숨진 사건을 다뤘다.

정인이는 생후 7개월쯤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불과 27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정인이의 사망을 두고 양부모는 사고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인이의 사망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이의 상태를 진료한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방송에서 정인이의 배를 찍은 사진과 관련, “이 회색음영 이게 다 그냥 피다. 그리고 이게 다 골절”이라면서 “나아가는 상처, 막 생긴 상처.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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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남궁 전문의는 “사진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았다”면서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있다. 온 몸에서 나타나는 골절. 애들은 갈비뼈가 잘 안 부러진다. 16개월 아이 갈비뼈가 부러진다? 이건 무조건 학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결정적 사인은 장기가 찢어진거다. 그걸 방치했다. 바로 오면 살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방송에서는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의 CCTV도 공개됐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정인이의 모습을 본 소아과 전문의는 “감정이 없어 보인다. 정서 박탈이 심해 무감정 상태일 때 저런 행동을 보인다”고 상황을 짚었다.

당시 어린이집 선생님이 정인이를 안아주며 세워줬지만 정인이는 걷지를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인이의 볼록한 배를 본 배기수 교수는 “장이 터져서 장 밖으로 공기가 샌 거다. 통증 중 최고의 통증일 것”이라며 “애가 말을 못해서 그렇지 굉장히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는 MC 김상중은 “아이의 얼굴 공개를 두고 깊고 길게 고민했다”면서 “하지만 아이의 표정이 그늘져가는 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기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상중은 이어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방송은 정인이가 입양된 후부터 사망하기 전까지의 아동학대를 당한 징후들을 자세하게 전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이 아동학대 정황 의심 신고를 세 차례 받고도 양부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등의 내용도 방송에 담겼다.

이 부부는 정인이 입양 후 입양 가족 모임에 참석하며 입양아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EBS ‘어느 평범한 가족’에도 출연하며 “입양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축하받을 일”이라며 입양을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양부모의 모습과는 달리 정인이의 몸은 멍과 상처 투성이었으며 소아과 전문의와 어린이집 교사들은 아동학대를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정인의 양부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결국 정인이는 지난해 10월13일 서울 목동 한 병원의 응급실로 실려 와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당시 정인이는 장기가 찢어져 복부 전체는 피로 가득 차 있었고, 골절 부위도 여럿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11월 정인이의 양부모를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와 방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양모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부는 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와 관련, 정인이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난달 20일 답변 요건인 동의자 수 20만명을 넘긴 23만명으로 마감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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