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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니 징계에 뿔난 우루과이…"英축구협회 결정이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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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리토' 표현 인종차별 징계에 우루과이 "애칭일뿐…징계 철회해야"

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카바니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에딘손 카바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소셜미디어 발언을 문제 삼아 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카바니 모국 우루과이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우루과이에서는 애칭으로 널리 쓰이는 표현을 인종차별로 규정해 징계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인종차별이라는 것이다.

우루과이축구협회(AUF)와 우루과이축구선수협회(AFU)는 4일(현지시간) 각각 성명을 내고 카바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FA에 징계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선수협회는 "FA는 이번 징계를 통해 다문화적 시각에 대한 완벽한 무지와 무시를 보여줬다"며 "한 개인이 아닌 우리 문화 전체와 삶의 방식을 징계하는 것으로, 매우 차별적이고 인종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말 카바니가 소셜미디어에 쓴 '그라시아스 네그리토'(Gracias Negrito)라는 표현이다.

카바니는 당시 맹활약으로 사우샘프턴전 승리를 이끈 후 자신을 응원하는 팬의 글에 고마움을 전하며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

'Gracias'는 카바니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고맙다'라는 뜻이며, 'Negrito'는 '검다'라는 형용사 '네그로'(negro)에 축소 접미사 'ito'를 붙인 것이다.

이후 '네그리토'가 인종차별적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FA는 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카바니는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면서도 재빨리 문제의 글을 지우고 사과했으나, FA는 이달 초 "모욕적이고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카바니에게 3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5천만원) 징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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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대표팀서 뛰는 카바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자 우루과이에서 반발이 거세졌다. '네그리토'는 애칭일 뿐 인종차별적 의미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네그로'와 같은 어원의 영어 단어 '니거(Nigger)'가 영어권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매우 모욕적인 표현인 데 반해 스페인어 '네그로'는 단순히 영어 'black'에 해당한다. 여기에 축소 접미사가 붙으면 '검다'라는 의미와도 무관한 애칭이 된다는 것이 우루과이 측의 설명이다.

FA의 징계가 발표된 직후 우루과이 국립언어원은 성명을 내고 "우루과이 스페인어에서는 연인이나 친구,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고르디토'('뚱뚱하다'는 뜻의 gordo에 축소 접미사를 붙인 것)나 '네그리토' 등의 표현을 자주 쓴다"며 "그 상대가 반드시 과체중이거나 피부색이 검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어원은 언어의 복합성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FA의 징계가 "문화적·언어적 지식 부족"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이웃 아르헨티나 언어원 역시 "같은 언어 사용자라면 누구나 이 단어가 애정의 뜻을 담고 있으며 차별적이거나 인종적인 뉘앙스는 전혀 없음을 알 것"이라고 동조했다.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디에고 고딘(인터밀란) 등 같은 우루과이 출신 축구선수들도 이날 우루과이 선수협회의 성명을 공유하며 카바니에게 힘을 실어줬다.

수아레스는 지난 2011년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뛸 당시 맨유의 파트리스 에브라를 '네그리토'로 지칭했다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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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축구선수협회 성명 공유한 수아레스와 고딘
[트위터 캡처]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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