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이강인(사진 오른쪽).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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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대한축구협회부터 팬들까지,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 한 해를 잘 견딘 한국 축구도 새 각오를 다질 때다.
새해 벽두, 손흥민(29·토트넘)의 소속팀 통산 100호 골 소식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한편, 안타까운 두 선수가 눈에 밟힌다. 이강인(20·발렌시아)과 이승우(23·신트트라위던).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려야 할 20대 초반 기대주가 소속팀 사정으로 마음껏 뛰지 못하는 신세다.
둘 다 동양인 구단주와 유럽 현지 코칭스태프의 갈등 가운데에 끼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강인은 싱가포르 재벌인 피터 림 구단주의 총애를 받는다. 이 상황이 오히려 경기 출전의 걸림돌이다. “이강인 등 유망주를 중용하라”는 구단주 요구와 “선수단 운영은 사령탑 고유 권한”이라는 감독 주장이 맞부딪친다. 이강인이 지난 시즌 동료 사이에서 따돌림당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올 시즌 이강인은 팀이 치른 프리메라리가 17경기(4일 기준) 중 10경기에 출전했다. 선발출전이 6차례였지만, 단 한 번도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하비 그라시아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 관련 질문에는 “중요한 선수”라면서도, 정작 경기에는 내보내지 않는다.
이강인에게 이적이 합리적 대안이다. 최근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가 이강인 이적료로 1500만 유로(200억원)를 책정하고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마르세유(프랑스) 등 다른 리그 구단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발렌시아가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언급하며 이강인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재계약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구단주 요구→감독 반발→갈등→성적 부진→감독 교체→구단주 요구로 이어지는 답답한 악순환의 고리는 경험상 벗어나기 쉽지 않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이승우. [사진 신트트라위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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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상황도 비슷하다. 2017년 일본 자본이 신트트라위던을 인수한 뒤로 발렌시아 못지않은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잠재력 있는 선수를 발굴해 몸값을 올려 다시 파는 게 이 구단의 목표다. 그런데 몇몇 선수 이적 과정에서 구단이 감독과 충분하게 협의하지 않아 불협화음을 낸다. 이승우가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에서 옮겨온 2019년 여름 이후, 신트트라위던은 한 시즌 반 동안 감독을 네 차례나 바꿨다. 그에 따라 이승우의 출전 시간도 요동쳤다. 올 시즌에도 최근 세 경기 연속 결장을 비롯해 18경기 중 11경기(2골) 출전에 그치고 있다.
이승우는 지난해 말 유럽 굴지의 에이전트인 페데리코파스토렐로와 계약했다. 이적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최근 스페인, 이탈리아, 중동 등지에서 러브콜이 있다는 소문이다.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할 시점이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전성기를 맞은 손흥민도 소속팀과 재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가까운 미래에 이적을 고민해 봐야 한다. ‘아시아 최고 스타’를 넘어 ‘월드 클래스’의 상품성과 경기력을 갖췄다. 때마침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문 수준이라도 반가운 이유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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