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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국내 백신 접종

‘아스트라’ 심사 착수·내달 국내승인…“1·2차 동일백신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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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도입 속도…정 총리 “화이자 2월로”

SK바이오 위탁생산 전량 국내 확보 추진

2월 말부터 100만명 우선접종 시작 계획


한겨레

영국 잉글랜드 남부의 옥스퍼드에 있는 처칠 병원에서 4일(현지시각) 82살의 브라이언 핑커가 샘 포스터 간호사로부터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핑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호 접종자로 기록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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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애초 3분기(7~9월)에 받기로 했던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계약 물량 일부를 2월에 앞당겨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심사 절차에 착수해, 2월 중 승인이 나올 전망이다. 정부가 2월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에 앞서 ‘속도전’에 나선 모양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화이자 백신을 조기에 공급받기 위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도입 협상 과정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원래 3분기에 받기로 했던 화이자 계약 물량 일부를 2월부터 앞당겨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민관이 협력해 특별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이자 쪽과 협의가) 거의 막바지 단계까지 왔다. 성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정부가 구매를 확정한 5600만명분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 당국의 심사를 받게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쪽이 이날 백신의 품목허가 신청을 함에 따라, 식약처는 백신의 예방효과와 안전성, 품질 확보 등을 검증하기 위한 심사에 착수했다. 계약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중 약 75만명분이 1분기에 들어올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는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제조판매품목’ 허가와 이탈리아 등 국외 생산 제품에 대한 ‘수입품목’ 허가를 위한 심사도 함께 진행한다. 식약처는 180일 넘게 걸리는 심사 처리 기간을 40일 이내로 단축하고 유통을 위한 국가출하승인도 20일 이내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 청장은 “국내에 들어오는 초기 물량은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받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용법은 만 18살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하고 1회차 접종 4∼12주 뒤 2회차를 투여하도록 제시됐다. 보관 조건은 2∼8도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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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백신 도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접종 계획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정은경 청장은 “2월 말”부터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앞서 고위험군 환자가 입원해 있는 의료기관 종사자와 요양병원과 같은 집단시설 거주 노인 등 100만명에 대한 접종은 2~3월, 나머지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인 11월 이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우선접종권장대상자) 명단 파악과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접종은 의료기관별로, 요양병원·시설에 대해서는 병원별 방문 접종 형태로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백신 심사 과정에서 1회차와 2회차 접종 간격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내용도 판단하게 된다. 얀센 외에 정부가 도입하려는 백신은 모두 두차례씩 접종을 받아야 한다. 영국에서 2회차 접종 시 다른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혼용 접종’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정 청장은 “가급적이면 동일한 백신을 임상시험으로 입증된 접종 주기를 지켜서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이달 안에 세부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백신 도입 시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신을 맞기까지 남은 기간 동안에 접종 우선순위와 접종기관, 접종방식 등을 고려해 계획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회 접종하면 (예방효과가) 62%인데 고령자에게서 충분히 검증이 안 됐다”며 “(우선접종자인) 고령자에게 입증이 덜 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타당한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많이 나올 때 접종하면 속도를 내는 것이 어렵다”며 접종 과정에서 추가 전파 가능성을 포함해 세밀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하 70도의 초저온 냉동 유통·관리가 필수적인 화이자 등 백신에 대한 준비도 과제로 떠올랐다. 정 청장은 “가장 시간이 걸리고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처음 접종하는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이라며 “현재는 접종센터를 설치해 접종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이 준비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난도가 있는 준비 사항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지은 최하얀 서혜미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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